공화는 영웅담, 민주는 달콤한 연애담 … 정치색깔 따라 "우린 보는 영화가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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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화 ‘글래디에이터’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중 당신은 어느 영화를 좋아하는가.

 미국에서 좋아하는 영화에 따라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를 가릴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USA투데이지에 따르면 보수적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경우 가장 좋아한다는 영화가 ‘브레이브하트’ ‘글래디에이터’ ‘인디애나존스’ 같은 영웅담을 담은 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러브 액추얼리’ 같은 달달한 사랑 얘기 또는 모험 동화로 분류되는 ‘프린세스 브라이드’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다만 ‘스타워즈’와 ‘대부’ 같은 영화는 공화당이나 민주당 지지자 모두 좋아하는 영화라고 꼽았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책도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해리포터』 시리즈와 『헝거게임』 같은 판타지류 소설을 좋아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성경을 가장 먼저 꼽았으며, 조지 오웰의 『19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위대한 개츠비』를 꼽은 사람도 많았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사교 사이트인 레드스테이트데이트와 민주당 지지자들의 사교 사이트인 블루스테이트데이트가 실시한 이 조사에는 7000여 명이 응답했다. 보스턴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한 알렉산더 폰드라이어가 지난해 대선 직후 만든 두 사이트에는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이성과의 교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다. 대선 패배의 아쉬움 때문인지 레드스테이트데이트 가입자가 더 많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정치적 인물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한 데 반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싫어하는 인물 1위라고 답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스포츠를 묻는 질문에는 공화당 지지자나 민주당 지지자 모두 미식축구와 야구를 공통적으로 꼽아 스포츠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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