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iOS7, "단순함 속에 심오한 아름다움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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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7'을 공개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아이폰·아이패드용 iOS7을 선보였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아이폰을 처음 도입한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며 "새로운 iOS7은 단순함 속에 심오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소개했다.

iOS7은 3D효과를 내던 기존의 입체적인 아이콘을 평면(2D) 느낌이 나도록 바꾸고 색상도 밝게 디자인했다. 잠금화면과 통화연결화면에서는 잠금해제 바를 반투명하게 처리하는 등 변화를 줬다. 새 기능도 대폭 추가했다.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하단에 가로 바 형태로 '컨트롤 센터'가 뜬다. 여기서 와이파이·블루투스·화면밝기 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바탕화면에서 '설정'으로 들어가 해당 항목을 일일이 찾아 조작해야했던 불편을 없앤 것이다.

모든 앱에 대한 다중작업도 지원된다. 지금까지 애플은 속도 저하와 배터리의 소모를 우려해 인터넷전화 착·발신과 음악 재생 시에만 다른 작업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제한해왔지만 이번에 이런 제한을 풀었다. '에어드롭(Air drop)' 기능도 새로 탑재해 가까이 있는 애플 단말기들끼리 서로 접촉 없이 사진이나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도 진화해 여성과 남성 목소리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독어·프랑스어도 지원한다.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실시간 스트리밍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이라디오도 탑재했다.

특히 자판에는 한글 입력방식으로 '천지인'이 적용됐다. 천지인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 한글을 입력하기에 유용하다. 그 동안 애플 기기는 컴퓨터 자판과 같은 쿼티(qwerty)형만 지원해 이를 불편해하는 사용자가 많았다. 천지인 방식은 삼성전자가 특허를 갖고 있으나 2011년 무료 사용을 선언했다.

iOS7 신기능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베끼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컨트롤센터·에어드롭 등 주요 기능은 안드로이드 OS에 이미 있는 것인데다 아이라디오도 인터넷 라디오 1위 업체 판도라의 기능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iOS7의 많은 기능과 사용환경(UI)들이 경쟁사들로부터 크게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용 iOS7 정식 버전은 오는 9~10월께 배포된다.

한편 애플은 이날 최신 인텔 칩을 장착한 초박형 노트북 맥북에어와 전문가용 데스크톱 맥프로 신형도 공개했다. 맥북 에어는 이날 시판을 시작했고 다른 기기들은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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