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WS 악몽탈출' 17세이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회말. 2이닝을 완벽히 막아내 17세이브를 기록한 김병현은 공을 받아들고 외야 펜스를 향해 힘차게 던졌다. 7개월간 가슴속을 무겁게 짖누르던 '월드 시리즈'의 악몽을 23살의 김병현은 그렇게 훌훌 털어 버렸다.

12개. 불펜에서, 마운드에 오를때, 비아냥과 조소를 퍼붓던 뉴욕 팬들을 침묵시키는데는 12개의 공만이 필요했다.

김병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동안 피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시즌 17세이브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4개.

경기의 백미는 8회초였다. 김병현은 7-5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양키스의 올스타 클린업트리오인 버니 윌리엄스-제이슨 지암비-호르헤 포사다를 12개의 공으로 3연속 탈삼진 시키며 양키스타디움을 가득메운 뉴욕 팬들을 경악 시켰다.

세 선수 모두 왼손타석에 들어섰으나 아무도 김병현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김병현은 올시즌 오른손타자에게 0.184, 왼손타자에게 0.200의 피안타율을 기록중이다.

9회초 팀이 2점을 더 얻어내 9-5의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첫 타자 로빈 벤추라에게 볼 넷을 허용했고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지난 11월의 악몽을 잠시 떠올리는 듯 했다.

그러나 전날 랜디 존슨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쳐냈던 마커스 템즈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셰인 스펜서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7개월간의 긴 악몽에서 완벽히 벗어났다.

2이닝동안 33개의 공을 던졌고 21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됐다. 2이닝 무실점으로 인해 방어율도 1.45에서 1.34로 더욱 낮아졌다.

올시즌 19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7세이브를 기록중인 김병현은 자신의 최다 세이브기록인 19세이브에 2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