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논 스톱의 쾌감|이덕주(운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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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고가도로가 생겨 19일 개통됐다. 서울의 새 명물이된 이 고가도로를 몇번 왕래하면서 일찍이 서울에서 느껴보지 못햇던 「논·스톱」의 쾌감에 흐뭇했다. 하루종일 차를 몰고 서울 시내를 누비자면 첩첩히 막히는 차량과 신호등, 인파에 저녁때면 신경에 피로를 갖게되는 것이 운전사들이다. 서울은 단 1백미터를 「논·스톱」으로 달릴 수 없는 교통지옥지대이다.
이번에 개통된 하현 고가도로는 신촌「로터리」에 새 서소문육교에 이르는 총연장이 9백42미터이다. 노폭이 15미터로 4차선, 공사비만도 3억원이 넘어 들었다니 어마어마하게 큰 공사이기도 했다.
말로만 「스피드」시대에 살면서 도로화니 입체화하지 못하고 지내왔던 우리들로 이번 고가도로의 완공은 오히려 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그런데 「흠」도 없을 수 없다. 지면이 고르지 못해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라느니 배수구 「맨홀」이 지면보다 늪에 물이 잘 안 빠질 염려가 있으며 아현 「로터리」위의 「커브」가 꾸부러진 쪽으로 경사가 없고 시청 앞에 밀리는 교통량을 처리 못해 혼란을 빚는다는데 이르기까지 가지가지.
처음에 공사를 시작해서부터 마치기까지 운전사들의 불편 또한 대단했다.
신촌에서 서소문까지 오혀면 심할때면 20분이 넘어 걸렸다. 그러면서도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끈낼 수 있을까 염려했던 것이 막상 개통을 보니 공사관계자 못지 않게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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