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육군장교, 싸움 말리다 '뇌사'

미주중앙

입력

한인 육군 장교가 휴가 중 LA다운타운의 나이트클럽에 들렀다 폭행을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피해자는 위티어고교 출신으로 2년 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던 알버트 송(사진)씨로 현재 LA다운타운에 있는 '캘리포니아 하스피털 메디컬 센터'에 입원해 있다.

특히 송씨는 일행의 시비를 말리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는 6일 하와이에 있는 자대 복귀를 앞두고 있던 송씨는 지난 1일 오후 10시쯤 친구 14명과 택시를 나눠 타고 '아이콘 LA 울트라 라운지'나이트클럽을 찾았다.

얼마 후 송씨는 일행 중 1명이 누군가와 싸움이 붙은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리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행과 다투던 이에게 구타를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앰뷸런스가 송씨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지만 지인들에 따르면 병원 도착 당시 이미 뇌사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의 한 지인은 "당시 현장에서 싸움을 목격한 친구에 따르면 가해자도 한인인 것 같다"며 "그 나이트 클럽에서 '아시안 나이트' 행사가 있었고 고객의 80%가 한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시비가 붙었던 송씨의 친구는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인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LAPD 센트럴 경찰서 살인과 담당형사가 현장의 CCTV를 확보했으며 다른 각도의 CCTV도 추가 확보 중이다.

LAPD는 송씨가 현역 군인이므로 육군 수사대와 공조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송씨는 장기 기증서에 서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뇌사 상태인 그는 당분간 인공 호흡기를 달고 있다가 곧 장기기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송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큰 충격에 빠진 상태다. 그의 한 지인은 "송군이 아들의 고등학교 2년 선배인데 아들이 평소 멘토로 여길 정도로 잘 따랐다. 착하고 바른 모범생이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비탄에 젖었다.

또 다른 지인은 "소위 임관을 얼마 앞두고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해 송씨가 가장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는 육군 장교 중에도 극소수만이 수료할 수 있는 레인저 코스를 마친 엘리트 장교"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신승우·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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