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의 나라 「파키스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카지라=윤준기】「파키스탄」의 수도「카라치」의 지금 기온은 섭씨40도. 금년들어 6개월 동안 가랑비 한번 와본 일 없는데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몸과 마음이 타들어 가는것만 같은데도 이곳 사람들이나「매스콤」은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동남부「타르」에 사막, 서부에「이란」고원을 두고 있는 「파키스탄」은 건조지대로 연강우량은 불과 1백50밀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연강우량 1천밀리 이상의 나라에서 온 나그네는 목이 타는데도 이곳「파키스탄」인들은 예사라는 듯 가뭄을 탄식하는 소리를 들을수 없고 이를 큰 활자로 취급한 신문을 구해 볼 수 없다.
「카라치」에서는 수돗물 때문에 소동이 벌어지는 일이 없다. 수돗물은 5백여리 밖의 「인더스」강이나 1천여리 이상 떨어진「히말라야」산맥에서 끌어오기 때문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야채재배수도로>
따라서 이곳에서는 과일이나 야채는 물론 가로수·정원수·잔디들도 수돗물로 가꿔지고 있으며 건조지대 답지 않게 시가는 푸르기만하다.
상류가 좁고 하류가 넓은 우리나라의 강과는 달리「인더스」강은 상류가 폭이 넓고 물이 많은데 비해 하류는 폭이 좁고 물이 적다.

<물의 이용 철저히>
수십·수백개의 인공호수들이 중간중간에서 물을 먹어치워『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날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자연조건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나라다. 다만 물의 귀중함을 알고 물을 아끼며 이용 할 줄 아는 것뿐이다. 우리 나라처럼 1년 강우량의 70%가량을 흘려보내는 후한(?)마음이 이 나라국민이나 위정자에게 없다는 것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