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마나한「감사」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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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야간에 그 실시여부로 의견이 갈려있던 외자차관 업체에 대한 특별 국정감사는 27일의 총무회담에서 결국 9월초에 실시하기로 타협이 되었는데….
9월이면 내년도 예산안이 제안되어 어차피 국정감사를 실시해야하고 또 그 시기가 두 달이나 더 남아있기 때문에 「하나 마나한 감사」 가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
신민당 측에서는 감사기간을 20일로 관철했고, 감사위원회 구성비율도 뜻대로 되었다고 자만하면서『수감업체가 두 달 동안 사전준비를 한다지만 외채를 다 갚을 수는 없을 것이 아니냐』 (정성태 총무의 말)는 것인데 어쨌든 두 달 후의 감사를 미리 합의한다는 것은 이례-.
공화당 총무단은 『감사는 두 달 후의 얘기고, 하여간 추경예산안은 쉽게 넘어가게 되었다』 면서 회색이 돌고-.
○…신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접 제안한 「예비군법 폐지 법안」 이 공화당의 반대로 27일 부결되자 신민당 의원들은 허탈감과 예비군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교차하는 듯.
첫 번째 제안이 지난 20일 국방위에서 폐기되자 다시 본회의에 폐지법안을 낸 김영삼 의원은 『폐지법안이 비록 부결됐지만 예비군의 무장을 반대하는 신민당의 당론을 합법적으로 의사 표시했던 것』 이라면서 『그러나 예비군의 부작용으로 민심이 나빠지면 이 법으로 망하는 것은 오히려 공화당일 것』 이라고 자위.
장준하· 조흥만 의원 등은『지금 나타나고 있는 각종 부작용으로 봐 공화당 정부가 예비군을 공비 잡는데 보다는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너무 많다』고 걱정하는가 하면 송원영 대변인은 『지난 6·25날 밤의 서울시내 예비군 동원만 봐도 무리가 있어 여론이 아주 나쁘다』 고 비평하면서 『3개월 후에 폐지법 안을 표결하면 공화당 의원들도 대부분 동조할 것』이라고 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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