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도상에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번에 내한했던 임어당박사는 일반공개강연의 서두에서「후진국」과「발전도상국가」라는 말을 가려쓰는 이른바「선진국」을 슬쩍 꼬집어 청중들의 열띤 박수를 받은적이 있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발전되어 나갈수있다는건 특히 젊은 청중들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말이었을게 틀림없다. 실제로「유엔」이 발행한 1967연도 통계년감에 따르면 비록 국민소득이며 의사수에 있어서는 하위에 속하겠지만「관광발전」에 있어서 만이라도 한국이 세계 제1위를 차지하었다는 것은 임어당의말에 견주어 반가와해야할것이다.
「관광발전」도의 기준이 뭣인지, 그런게 발전도상국가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분명치 않아도 좌우간 뭣으론가 우리가 첫째를했다는건 기쁜일이다. 또 그만큼 관광에 열을 올려가지고도 첫째를 못한다면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닌게 아니라 겉치레만은 꽤 우리도 번드르르해졌다. 거리의 한복판에 서있으면 발전에의 발돋움에 안간힘을 다 쓰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그러나 한발짝만 속으로 들어가면 여전히「후진」의 입김이 물씬 거린다.
작년까지만해도 뻔질나게 소독살균제를 뿌리고 다니던 소독차들도 고속도로(그것이 완성되면 더욱 관광에 좋겠지만)건설에 동원되었는지 올 여름엔 별로 볼수가 없다. 그래서 파리와 모기들이 부쩍 성화를 부리고 있다.
이런 것이 비한방울 못본 이상건조의 이계절에 얼마나 많은 질병을 일으킬것인지 몹시 걱정된다. 그리고 이를 제일 걱정하지 않고 있는게 오히려 관계당국인것같기에 더욱 걱정이된다. 이미 유사뇌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동안 하절의 건강관리에 대한 여러가지주의들은 민간측에서는 많이 있어도 근본적인 예방책들에 대하여는 별로 눈에띄는 것이 없다.
발전도상에서는 어쩔수 없다면 그만이겠으나 만일에 경제적 발전속도와, 가령 유행병에의한 사망자 수와를 비교하여 본다면 우리나라는 몇번째나 될것인지 좀 궁금해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