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의 후퇴도 불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5일 6·25동란 18주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 『북한 괴뢰가 또다시 무력 남침을 도모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죽음으로써 이를 지키겠다는 향토방위와 자주국방의 결의와 역량만이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 담화에서 「싸우면서 건설하고 일하면서 싸워야 하는 이중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 오직 일사불란한 단결과 정신무장이 있을 뿐이며 우리는 이 6·25기념일을 새로운 분발과 노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동안 전란이 휩쓸고 간 폐허 위에 재건과 부흥을 이룩, 이제는 자립과 안정의 토대 위에 공업국가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의 맹방들은 최근 몇 년간 한국이 이룩한 발전에 대해 경탄과 치하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적은 한국의 성장과 발전에 대해 크게 당황하고 있고 정치불안과 경제파탄으로 멀지않아 한국에 이른바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떠들어 온 그들의 선전이 허위라는 것이 드러나자 불안과 초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무력통일을 위한 침략정책을 노골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 땅에서 월남에서와 같은 「게릴라」전을 획책하고 또다시 무력남침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똑바로 보고 이를 분쇄할 수 있는 실력배양에 힘써야 한다. 우리는 지난날처럼 점심은 평양에서 먹고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을 수 있다는 막연한 호언 장담으로 시간을 허송할 수 없으며 적이 들어 닥쳤을 때 불리하면 한강 남쪽으로 넘어 뿔뿔이 피난길로만 달리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우리는 자주국방과 자립경제 건설에 민족의 생명력을 남김없이 발휘하여 새 한국의 성좌를 세계 속에 빛내야 하겠다. 오늘 다시 6·25를 맞아 국토의 통일이 우리의 지상과제임을 확인하고 향토방위와 근대화 작업에 더욱 힘쓸 것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다짐하는 바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