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탐색전|「파리」회담2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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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5월13일이래 이미다섯차래의 회합을 거듭하고있는 「파리」 화평회담은 27일에도 미·조맹양측이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 함으로써 성과없이끝났다.
4시간 10분동안의 제5차 「파리」 회담에서 「수안·투이」는 「북폭전면정지」를 집요하게 요구했고 「에버럴·해리먼」대사는 상응하는 조치로서 「남에의 침투 중지」를 거듭 주장했다.회담석상에서의 양측 대표자의 공식발언은 제1차회담때부터의 각기의 주장에 조금도 변화가 없으며 양보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어떤 관측통은 희담직전에 새로운 움직임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것은 아니라고 내다보고 있다. 「뉴요크·타임즈」지의「헤드릭·스미드」기자는 「파리」회담에 임하고있는 월맹 대표단 측근소식통을 인용, 월맹측협상자들이 월맹에대한 미국의 전쟁행위가 즉각적으로 중단되기를 주장하는것보다는 점차적으로 축소를 받아들일 용의를 의식적으로 암시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이들 소식통이 만약 미국이 축소과정에있어서 「이니시어티브] 를취한다면 월맹도 이에 호옹하리라는 의견을 표시했다고 말하고있다. 「스미드」의 견해에 따른다면 미국측차석대표 「사이러스·밴스」씨의 27일의돌연한 「워성턴」방문이 일반의 주목을 끌지않는것은 아니다.
「밴스」 대표로부터 회담의 경과보고를 듣고난 「존슨」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석상에서 『만일 「하노이」측이 어떤 상응적인 자제조치만취한다면 미국은 그자제범위를 더 확대시킬용의가있다』고 천명했다.
그리그 그는 미국의북폭범위가 실제에있어서 점차적으로 축소되고있음을강조했다. 「존슨」의 이같은 발언은 5차회합을통해서 시종 맞서온미·월맹양측의 양보없는주장에 새로운활력소가될것으로기대되는데, 결과는30일의제6차회담에서 어떤형태로든 드러날것으로예측된다.
월맹측 대변인 「구엔·탄·레」도미국의 「북폭전면정지」 에대한 단호한조치가 다음단계의 「정치적타결」에 한계기가될것이라고 시사하여 일련의추세에 관심을집중시켰다.
그러나 이갈은 추세가제6차회담에서 곧장 어떤결말을 볼것이라고 내다보아지는것은아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회담의 진전상황을 검토해보건대①미·월맹양측은회담이결렬되는것을꺼려하면서도 조급히서두를필요성은별로느끼고있지않으며②비밀회담개최의가능성이 엿보이며 ③월남정세및중·소의 움직임등으로 양측은시간을필요로하고있다는점등으로전망되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미·월맹양측대표단은 외적조건이성숙하여 상호간의기본적주장이 어떤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선전전으로 일관할지도 모를일이다.
그와같이 전망되는것은한국휴전협정·「인도네시아」협정·「라오스」 중립안등의 전례를 보더라도5·6차의 회담은 실로처음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수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제네바」 협정이래14년간의 문제가 「베트남」에 배경으로 깔려있는것을 고려한다면 이같은견해는 용이하게 이해될수있는것이다.그러기때문에미·월맹양측은 「피흘리는전쟁보다는 지리한회담」이더났다는 생각으로 끈기있는회합을거듭할것같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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