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은 한국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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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에선 한국학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일 친선「럭비」시합하러 내한한 천이대 「팀」의 주장 소지선기군(23)은 그가 한국학과 학생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에서 한국학하면 천이대를 손꼽게 되고 우리에게 천이대가 친근미를 주는 까닭도 그런 점이다. 4년전에 대판외대에 한국어과가 생길 때까지 20여 년은 외로운 학과이었다.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공부한다는 소지군은 한국학과 학생들이 외무성, 무역회사등에 잘 팔려나간다고 전해준다.
올해 졸업한 30명도 거의가 무역회사 쪽으로 풀러나갔다니 정식으로 국교가 맺어진 후부터는 한국학과의 인기가 높아진 모양이다.
『한국대학생들은 굉장히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자매학교인 외국어대에 갔을 때 일본어과 2·3년 생들이 어찌나 유창하게 일본말을 하는지 깜짝 놀랐다는 것.
4년 동안 한국말을 배운 그는 연동 탓도 있겠으나 쓰고 읽는 것만 조금할 뿐 말은 한 두 마디 정도로 더듬거린다.
4학년이 되어 역사, 문법, 회화 등으로 나뉘어 공부하게 되었지만 다 알고 싶은 욕심에 『셋을 모두 배우기로 했다』고 말한다.
김희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그의 주장대로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멸시했으면 일본인이 나쁘지 않느냐』고 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우리 젊은이들은 그러한 감정이 전혀 없다.』고 웃으며 옆에 앉은 재일교포 황신웅 선수의 등을 감싼다.
한국에는 처음 왔지만 들은 것과 별로 다른 것도 없거니와 모두 친절하게 해 주어 집에 있는 것 같이 포근한 기분이라고 인사를 차리다.
그 같이 한국을 바로 이해하려는 젊은 층이 사회의 중견이 될 때 한·일 양국은 이웃끼리의 오붓한 친선을 누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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