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안방서 새로운 도전 갤럭시S4·TV '시너지' 보여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해링턴 거리에 있는 베스트바이 내 ‘삼성 체험 매장’에서 고객들이 갤럭시S4 등 삼성 제품을 사용해 보고 있다. [심재우 기자]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 해링턴 거리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 정문으로 들어서자 정면 한가운데에 ‘삼성체험매장(Samsung Experience Shop)’이 눈에 들어왔다. 베스트바이는 미국인의 대부분이 전자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는 대형 양판점이다. 미국 전역에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체험매장은 베스트바이 전 지점에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새로운 실험이다.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삼성전자 IM부문 신종균 사장과 베스트바이 유베르 졸리 사장이 숍인숍을 운영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600여 개 베스트바이 매장에 삼성체험매장이 만들어졌고, 다음달 말까지 미국 내 모든 베스트바이에 입점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베스트바이에 마련된 삼성체험매장은 460㎡(140평) 크기에 TV에서부터 새로 나온 스마트폰 갤럭시S4, 태블릿·노트북·카메라 등 다양한 삼성 제품을 전시해 놓았다. 이 기기들은 삼성의 가전제품끼리 무선으로 동영상과 사진·데이터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올 셰어(All Share)’ 기능으로 연결돼 있다. TV와 스마트폰 등이 해당 매장에 흩어져 있을 때와는 달리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영화 파일을 바로 TV의 큰 화면으로 감상하는 등 ‘연결된(connected) 전자 제품군’의 장점을 보여준다. 이런 기능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은 후 ‘삼성 익스피리언스 컨설턴츠’로 일하고 있는 리처드 하이는 “삼성의 모든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고객들이 환성을 터뜨리곤 한다”며 “대부분의 가정이 삼성 TV를 갖추고 있는 만큼 TV와 연동되는 갤럭시S4에 특히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의 모든 제품을 한데 모아놓으니 스마트폰 한 대 사러 왔다가 태블릿 또는 카메라까지 사가는 고객도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베스트바이 매장의 점장을 맡고 있는 모하메드 부카리는 “삼성 TV를 통해 오랜 기간 두 회사가 신뢰를 쌓은 만큼 매장의 가장 중심부에 삼성 체험코너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삼성 제품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의 인지도가 점점 높아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스트바이 매장은 미국의 여타 매장에 비해 의미가 사뭇 다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격전을 치르고 있는 애플의 홈그라운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 시민들은 새로운 전자제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 정도로 신기술에 관심이 많다.

 올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38%, 삼성은 29.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에서는 점유율 차이가 2대1 정도로 벌어진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시장에서 삼성이 32.4%, 애플이 17.5%의 시장점유율을 보인 것과 차이가 크다. 애플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삼성체험매장에서 갤럭시를 구입하면 모든 데이터를 한번에 옮겨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스마트 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튠스에 깔려 있는 음악이나 사진 자료를 갤럭시S4로 복사해 주는 것이다. 이날 매장을 찾은 엔지니어 레미 오드프레이는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아이폰5에 혁신성이 느껴지지 않아 최근 새롭게 출시된 삼성 갤럭시로 바꿔볼까 한다”며 “주변에도 갤럭시로 갈아탄 친구들이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특히 갤럭시S4에 들어 있는 ‘그룹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다.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통해 주변 사용자와 콘텐트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비행기나 회의실 등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 문자를 교환하고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설명에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가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스마트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컨슈머리포트는 갤럭시S4가 사용편의성·메시지·배터리 등 7개 분야에서 ‘최고(Excellent)’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노트8.0도 아이패드 미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