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세력화 나선 안철수 … 문재인 지역구서 세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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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제33주년 전야제가 열린 광주광역시 금남로를 방문해 옛 가톨릭 센터 앞 5·18 사적비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뉴시스]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독자세력화 의지를 밝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7일 부산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났다.

 안 의원이 지지자 30여 명과 간담회를 한 곳은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였다. 이날부터 이틀간 부산·광주를 도는 일정을 문 의원의 근거지에서 ‘안철수 지지 모임’으로 시작한 것이다. 간담회엔 안 의원의 대선 조직이었던 ‘미래포럼’ ‘진심포럼’의 지역 관계자들뿐 아니라 ‘안사모’ ‘철수정책연구원’ 같은 조직의 직함을 쓰는 인사들도 나왔다. 서서히 바닥 조직을 가동하고 나선 모습이다. 지지 모임엔 민주노총 전 대구지역본부장에서부터 2010년 김해을 보궐선거 때 ‘유시민의 대리인’으로 나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승리한 뒤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했던 이봉수 전 국민참여당 후보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우리나라가 점점 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총체적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중이라고 국민 대중이 직감적으로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시스템 ▶고용 창출을 못하는 경제 시스템 ▶격차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을 꼽았다.

 안 의원은 특히 “왜 내가 선택받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상대가 선택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정치는 이제 더 이상은 곤란하다”며 “정당 간 정권 교체라는 좁은 방식의 변화가 아닌 실질적인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전 후보 캠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구사했던 반(反)MB 식의 ‘안티 전략’과 ‘정권교체론’을 구태로 비판한 셈이다.

 10월 재·보선 영입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정치의 주체도 소수 엘리트 중심에서 넓고 다양한 계층으로 바뀌어야 사익보다는 공익,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실질적인 참여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득권 정치를 청산할 의지가 있어야 하며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고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안 의원은 권 여사 예방 후 “노원병 당선 후 (권 여사가) 가장 먼저 축하 난을 보내주셨다”며 “요즘 갑을 관계가 논란인데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낮은 자세로 국민과 만나고 행동하신 걸 직접 보여주며 시대를 앞서간 분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17일 저녁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

부산·광주=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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