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코스관리, 문화재 발굴, 호텔리어 "어르신만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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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시니어 일자리가 다양해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기업이 시니어를 고용하면 일정 기간 동안 월급의 절반을 지원하는 ‘시니어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가 높은 전문기술직 일자리도 생겼다. 중장비 부품 전문업체인 건화는 아예 ‘고령자 팀’을 구성해 지게차·기계운전·부품조립 등에 월 200만원이 넘는 급여를 주고 시니어 인턴을 배치했다. 충북 청주의 대정골프엔지니어링은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골프장 인근에 거주하는 시니어 94명을 코스관리원으로 고용했다. 이 회사는 “코스관리 업무가 농사일과 비슷하다는 데 착안해 농사 경험이 있는 시니어를 고용했더니 젊은 직원보다 성과가 더 뛰어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부산 토요코인호텔과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업무 처리가 꼼꼼한 시니어 인턴을 호텔 룸메이드, 조식관리 업무 등을 하는 ‘시니어 호텔리어’로 투입했다.

 아예 시니어 위주로 인력을 운용하는 기업도 있다. 2011년 6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는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 1호’로 문을 연 경남 창원의 ‘고을’은 시니어를 중심으로 지표조사·발굴조사 등 문화재 발굴 사업에 나서 월 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남 진주의 ‘6088식품’은 65세 이상 직원 50여 명이 모여 전통 부각을 생산한다. 부각 명인의 기술을 전수받아 상품성을 높여 지난해 매출 7억원을 기록했다. 전북 전주의 ‘천년누리’는 홈스테이 사업, 전주한옥빵 및 전통주 생산으로 연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할아버지·할머니’의 친근한 이미지를 살린 교육형 일자리도 있다. ‘하하호호 인형극단’ 단원은 65세 이상이다. 대본과 녹음 작업까지 단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교육용 인형극을 하고 있다. 녹색자연애 해설가 사업은 지역 시니어가 숲생태 해설가로 나서는 ‘우리 동네 어르신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를 어린이집부터 중학교까지의 체험학습과 연계했다. 맥문화유산해설사업단은 시니어를 고정 배치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한다. 시니어 일자리 정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kordi.or.kr), 서울시 고령자 취업 알선센터(noinjob.or.kr)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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