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기쁨에 겹친 경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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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6일 거행된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12년과 11년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두 만학도가 있어 화제.
서울대학교 욋과대학 축구부장으로 활약하던 송창학군(30)은 이날 입학한지 11년만에 의학사가 되는가하면 이날 하오 5시에는 교수회관에서 이제구 의대학장의 주례로 배은연양(27)과 결혼식을 올려 경축2중주.
송창학군은 11년 전 대학에 입학하자 곧 축구부를 찿설 감독에서 「코치」부장까지 겹치기활약을 했고 그동안 휴학 2회 정학 1회에 제적 1회를 기록했다. 또한 12년만에 졸업하는 박종익군은 12년 재학 중 8번에 걸쳐 휴학, 2번이나 제적 당했고 한번은 등록을 거부 당해 도합 11번이나 공부가 중단되는 등 최고기록을 세웠다.
「데모」 때는 주모자급으로 활약하기도 했고 유명했던 65연도 법대 유기천 교수 배척운동에도 관련되어 등록거부를 당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던 경력이 들어있지만 『그것은 꿈 많은 학생시절의 추억』이라고 웃어넘겼다.
박군은 재학 중 병역의무까지 치르니 12년이 지나갔다면서 약간 겸연쩍은 듯 웃음 지었다.
연세대에서는 맹인학사가 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해 그의 굳은 의지와 노력에 찬사를 받았다. 기악과를 나온 김태용군(23)은 맹인으로서 4년 동안 점자로 된 악보로 공부를 해 수석의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 김군은 『점자악보를 널리 보급 불우한 맹인들의 반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소망.
이화여대에서 모녀가 한자리에서 박사와 학사학위를 받았다. 동대학 영문학 부교수인 이혜숙(44) 여사와 영문과를 졸업하는 정수경양은 지난 4년간 집에서는 어머니와 딸, 학교에서는 학우로서 오늘의 영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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