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신입생|어디까지 알아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첫 소집일을 치른지 열흘이 넘었다. 즐거운 입학날까지 앞으로 12일. 처음으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어머니와 어린이가 학교에 대해 신경이 가장 예민한때다. 어머니는 서두르지 말고 소중한 시기를 바르게 다루어야겠다. 차분한 마음으로 아이가 알아야할 것을 확인하고 일러주자.
무엇이든 아이가 잘못 했을때 학교선생을 결부시켜 나무라지 않는다. 학교는 즐겁고 엄마같이 자상한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는곳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희망과 기쁨으로 연상시켜야지 작은 잘못이라도 용서 없이 벌을 주고 야단치는 학교며 선생이라는 「이미지」는 이시기의 어머니의 무심한 말투에서 생긴다. 이것은 학교를 싫어하는 버릇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입학전에 글이나 숫자 그밖의 여러가지를 지나치게 많이 알면 처음부터 공부에 싫증이 나기 쉽다. 모처럼 기대를 걸고 배우려는데 계속해서 아는 것뿐이라서 선생이 하는 얘기는 지루하고 시시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옆에 앉은 친구들은 척척 대답하고 다 아는데 저만 캄캄하고 모르면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역시 학교가 싫어지는 원인이 된다.
아이들의 능력을 알맞게 자극하여 발전시키는데는 같은 수준에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조건이다.
다음은 각 국민학교 선생과 교육전문가들이 얘기하는 입학전에 알아두어야 할 수준과 항목이다.
글자는 자기 이름을 한글로 쓰고 읽을 수 있을 정도. 글자를 쓸때 획의 순서를 정확하게 일러주고 될 수있는 대로 큼직한 글자를 쓰게한다.
숫자는 1에서 10까지 마음대로 구사할수있게. 말할 수 있고, 쓸수있고 사물로 헬 수 있고 중간에 어느것을 지적해도 순서를 찾지않고 쉽게 대답할 수 있으면 된다.
3각, 4각, 원을 알고 그릴 수 있게한다.
오른편과 왼편의 구별이 몸에 벨 정도로 익힌다.
갑자기「오른손」해도 생각없이 오른손이 번쩍 오르면 된다.
시계도 몇시 몇분까지 보는 법을 가르친다.
흰색, 검정,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보라등 색깔을 구별할 수 있는가 확인한다.
집주소와 아빠 엄마의 이름은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날짜와 요일을 가르친다. 위의것은 5살 정도부터 장난감이나 놀이를 통해서 거의 알고있을 만한 것들이다.
아이들이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슬슬 물어보면 대답하게 된다.
그중 미비한것이 있으면 보충해주고 여러번 일러주어도 잘 기억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하면 그대로 둔다. 이런것도 모르면 학교가서 공부 못한다는 식으로 나무라면 모르는 것만도 못하다.
버릇으로는 자기 혼자서 양말, 웃옷, 신발까지 옷을벗고 입을수 있게한다. 이를 닦고 식사전에 손을 씻는 버릇과 함께 아침에 일어나면 용변보는 습관을 길러준다.
그리고 누구 앞에서든 용변보러 가겠다는 얘기를 부끄럼없이 말하게한다. 이런 훈련이나 습관이 서지 않은 아이들이 시간중에 실수하는수가 많다. 길을 걷는법, 특히 찻길을 건너는 법은 아무리 되풀이하고 신중히 일러두어도 지나침이 없는 문제다.
앞으로 두세번쯤 학교까지 데리고 가서 통학길을 익혀주고 시간도 재보면 입학 후 부모가 오랫동안 따라다니지 않아도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