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한」의 「민규수」 별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부산】이조말엽 영친왕 이은씨의 왕비로 간택되었다가 한·일 합병의 비운으로 70평생을 홀로 지내온 「백년한」의 민갑완(73·동래구 장전동) 여사가 19일 상오 7시 시내 초량동차주교 성분도병원25호실에서 별세했다.
민 여사는 약7년 전부터 후두암을 앓기 시작, 계속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민 여사는 동래구 장전동 627에 15만원짜리 전셋집에 들어 조카 민병순(31·한전부산지점직원) 병희(28·동아대학교 교무처직원) 남매의 월수 약3만원으로 6식구가 겨우 생활해왔다.
민 여사는 한말 주영공사를 지낸 민영돈씨의 딸로서 한·일 합병이후 줄곧 동점으로 지내왔다. 민 여사는 죽기 직전에 성분도병원에 근무중인 수녀들을 불러들여 십자가에 대한 내력을 물으면서 『교리를 빨리 배워야겠다』는 말을 한마디 했을 뿐 유언 같은 것은 없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