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승, 내달리는 우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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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타이거 우즈

2011년 4월. 스윙 교정 중이던 타이거 우즈(38·미국)가 내한했다. 그는 “지금도 우승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더 잘 치고 싶다. 바꾼 스윙이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2년 뒤쯤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년. 우즈의 말이 현실이 됐다. ‘더 강력해진 골프 황제’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에서 막을 내린 대회에서 합계 13언더파로 데이비드 링메르트(26·스웨덴) 등 세 명을 2타 차로 꺾었다.

 우즈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이 대회와 인연이 많지 않았다. 2001년에 한 번 우승했지만 이후 톱 10 한 번에 그쳤다. 공격적으로 치는 성향이 코스와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2010~2011년 우승 없이 슬럼프를 겪으면서 스윙 교정과 함께 완급을 조절하게 됐고, 더 강력한 승부사가 됐다.

 최종 라운드 후반에 달라진 우즈의 진가가 드러났다. 우즈는 16번 홀(파5)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떨어뜨리고도 공격적으로 2온을 노렸다.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벙커 샷을 홀 50㎝에 붙여 결정적인 버디를 만들어냈다. 우즈는 ‘마(魔)의 홀’로 불리는 17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그린 중앙으로 안전하게 보내 파를 잡는 작전을 펼쳤다. 반면 16번 홀까지 공동선두였던 세르히오 가르시아(30·스페인)는 17번 홀에서 그린 우측 핀을 보고 공격적인 티샷을 했다가 두 번이나 공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4타를 잃었다.

 PGA 300번째 대회에서 통산 78승째를 거둔 우즈는 샘 스니드(미국)의 최다승 기록(82승)에 4승 차로 다가섰다. 세계 1위는 물론 상금, 평균 타수에서도 독주 체제를 굳혔다. 우즈는 “내 스윙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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