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여선수와 성별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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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외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금년도 「멕시코·올림픽」대회부터는 여자선수는 신체검사를 하여 성별판정을 받지 않으면 출전을 금지한다고 한다.
이미 지난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최우수선수인 「필리핀」의 「모나·설리반」선수가
신체검사를 거부하여 출전치 못한 실례가 있거니와 기록이 우수한 여자선수일수록 체격이나
체력이 남성화되어 국제대회 때마다 말썽이 되고있다.
여자선수라고 속이고 출전한다는 것은 적어도 양식 있는 국가의 선수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문제는 반음양기형일 때 이것을 남자로 보느냐 여자로 보느냐에 있다 하겠다.
반음양에는 진성과 가성이 있는데 전자는 남녀양성선을 다가지고있어 성별이 없는 문자 그대로 중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데 다행히 이런 기형은 극히 희소한 것으로서 거의 문제가 안될 것이지만 만일 이런 선수가 있어 신기록을 수립했을 때 이것이 남성의 것이냐 여성의 것이냐는 누구도 결정할 수가 없어 미묘한 문제가 파생될 것이다. 가성반음양에는 남성가성반음양과 여성가성반음양이 있어 엄연히 성별이 있는 것인데 단지 성선인 정소 혹은 난소의 발달이 미약하여 성기가 일견 반대의 성기같이 보일 뿐만 아니라 이차성징이나 생활태도도 어느 정도는 반대의 성을 따르게 되기 때문에 가성반음양 선수는 경기기록이 좋은 남자선수보다는 여자선수로서 행세하여 우승을 노리게 될 것이다. 여자선수 신체검사에는 물론 전문의사가 위촉될 테니까 성별이 용이하게 판별되겠지만 그래도 곤란할 때는 구강점막상피세포에서 소위 「바르」(Barr) 소체의 출현빈도를 조사하여 성별을 결정할 수가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상적인 여자선수라도 바르 소체 출현빈도는 일반여자에 비하여 낮다는 점이다. 이점은 여자선수의 체격과 성질이 어느 정도 남성적이라는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자 우수선수선발에 이용할 수도 있어 앞으로의 연구과제라 하겠다.
좌우간 여자선수의 성별검사라는 것은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의 섬세한 감정에 관련되는 것으로서 이 문제를 취급하는 관계전문가들의 양식 있는 조처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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