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값 제대로 받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차는 사는 것만큼 잘 타고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 잘 팔려면 우선 잘 타야 한다. 차의 상태가 좋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 관리는 운전자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 관리다. 엔진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정비센터를 찾아야 한다. 운전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의 기본은 엔진오일 점검이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엔진오일은 공기와 접촉해 산화하거나 엔진 내부의 쇳가루에 오염된다. 따라서 차량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5000~1만㎞마다 교환하는 게 좋다. 엔진 동력을 각 부위에 연결하는 팬벨트도 혼자서 점검해 볼 수 있다. 손가락으로 벨트를 꾹 눌렀을 때 탱탱한 느낌이 들지 않으면 교체하는 게 좋다. 안쪽 표면에 잔금이 많은 것도 이상 신호다.

 타이어도 빠뜨릴 수 없다. 대부분의 타이어는 교체 시기를 알 수 있도록 타이어 홈 옆에 삼각형 등으로 표기가 돼 있다. 이 표기보다 더 많이 닳았을 때는 교체하라는 의미다. 잘 가늠이 안 되면 100원짜리 동전이 좋은 측정 기구가 된다. 동전을 타이어 홈에 꽂았을 때 이순신 장군의 모자 부분이 3분의 2 이상 보인다면 타이어 바꿀 때가 됐다고 보면 된다. 브레이크액은 보통 2년, 또는 주행거리 4만㎞마다 교체하는 게 적당하다. 브레이크 패드는 교체 주기가 2만㎞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운전 습관에 따라 수명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제동할 때 금속성 마찰음이 나면 카 센터를 찾는 게 좋다. 보쉬 애프터마켓 사업부의 김민 상무는 “에어컨을 쓸 때 ‘내부 순환’ 모드로만 쓰면 차 내부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까지 생길 수 있다”며 “외부 순환을 통해 공조기 내부를 건조하게 해주고, 캐빈필터(외부의 먼지를 걸러내는 장치)를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값을 더 받으려면 평소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고차업체 SK엔카 관계자는 “차계부가 있으면 구매자에게 아무래도 신뢰를 더 줄 수 있다”며 “단골 정비 업체가 있다면 정비·점검 내역서를 발급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중고차 평가를 할 때 차계부가 있으면 가치를 5% 정도 높게 매긴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