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침략자」의 휴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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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월남전선에 다시 극심한 불이 붙었다. 이번에는 수도「사이공」을 비롯한 주요도시에 「베트콩」의 전례 없는 대규모기습공격이 감행되어 일부 점령된 도시의 탈환전이 아직도 맹렬히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해마다 맞는「크리스마스」며, 구정에 휴전을 해온 것은 전쟁사상 그리 흔하게 볼 수 없는 월남전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먼저 제의해온 공산 측이 약속을 어기고 휴전기간을 역이용하여 연합군 측에 늘 피해를 입혀온 것도 해마다 번번이 있어온 월남전 특유의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 또다시 「사이공」을 비롯한 주요도시를 「베트콩」이 기습 공격하여 일시나마 주요 건물과 시설을 점령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월남전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해보아야할 중요하고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10여일 전 서울일각에서 우리는 북괴무장공비의 기습을 받은바있고 연이어 「푸에블로」호의 납북사건이 있어 자유세계의 공분은 마침내 정점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선에서 월남전선까지의 연이은 이러한 공산침략사건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은 공산침략자들의 과거역사가 능히 이를 증빙해주고 있다. 다행히 우리국민의 피부로 느낀 반공정신이 북괴무장공비를 일망타진하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도둑은 밤을 좋아하고 침략자는 휴일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불의는 항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정당히 휴식을 취할 때 헛점을 찔러 피해를 입히려는 것이다』 6·25가 그랬고 이번 무장공비침입도 그랬다. 「사이공」의 피비린내 나는 피습도 구정휴전을 이용한 것이 아닌가.
인격과 신사도가 용납되지 않는 공산주의자와 휴전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고 가만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조국을 지켜야하며 더 나아가서는 멀리 월남전선에서 피땀 흘려 싸우고있는 파월국군과 우리의 우방 자유월남국민을 힘껏 지원해야겠다. 우리의 이 뜨거운 성원이 월남에 잇닿을 때 그 땅에 공산침략이 살아남을 리 없다. 이제 우리는 잠시나마 차갑게 얼어붙은 얼굴을 활짝 펴고 값진 미소를 되찾아야겠다. 그리고 이해에는 우리전선과 우방월남전선에서 공산침략을 분쇄할 뚜렷한 이정표를 기어이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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