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외교관들 "본국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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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AP.AFP.dpa=연합] 미국과 영국이 걸프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중동에 전운(戰雲)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라크 주재 각국 외교관들이 속속 철수하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폴란드대사관은 3일 "본국과 장기간 협의할 일이 있어 5일 이라크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고슬라비아.스페인 외교관들은 폴란드에 앞서 이라크에서 철수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라크 주변국의 미국대사관들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준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바레인 주재 미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에게 "여권과 비자의 유효 일자를 확인하고 식량.식수.필수 의료품 등을 미리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쿠웨이트 내 미국인 학교들은 이미 휴교에 들어갔으며, 상사원을 포함한 미국인 8천여명 중 상당수가 국외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아시아 국가들도 걸프지역의 자국민 보호를 위한 각종 비상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일 쿠웨이트를 방문해 걸프지역 내 6만여 필리핀인에 대한 비상대책을 직접 점검했다.

필리핀 정부는 전쟁에 대비해 자국민에게 방독면.비상식량.식수 등을 나눠주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도 이라크에서 전쟁이 임박할 경우 자국민 수만명을 이라크에서 즉각 철수시키는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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