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의 숙명적 집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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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석정씨는 최근 60편의 작품을 모아 제4시집「산의 서곡」을 출간했다. 『시가 잘되고 못됨은 공정에 앞서 오로지 선천적 천분에 맡길 일이요 나대로 저 거악의 의연한 모습으로 시에 임하는 자세는 예나 다름없다』―신씨의 발문(발문)은 바로 금년 회갑을 맞는 그의 심회이기도 할 것이다. 1930년대의 우리시단에 전원시의 한 경지를 이루었던 신씨는 「산의 서곡」에서도 그 향수에 젖어있다. 「자연」에 대한 그의 집념은 거의 숙명적인 것 같다. 그러나 「쥐구멍에 햇볕을 보내는 민주주의의 노래」등은 현실을 관조하는 페이서스가 섬뜩인다. 국배판의 크기에 시원스럽게 큰 활자는 한결 시의 분위기를 갖게한다. <가림출판사 간·값1천원·7백부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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