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교실서 여고생 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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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여고생을 납치한 1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7일 부산시 동구의 한 여고 교실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2학년 A양(16)을 납치한 혐의(납치감금 등)로 신모(18)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군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교실에 들어가 책상에 앉아 있던 A양에게 신문지로 싼 흉기를 꺼내 보이며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쉬는 시간이어서 교사는 없었다. 같은 반 친구들은 신군이 흉기를 꺼내 들자 공포에 떨어야 했다. 신군은 A양을 데리고 나가 학교 정문 밖에 대기시켜 놓았던 택시에 태운 뒤 부산시 영도구 자신의 집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A양은 집 근처에 택시가 도착해 신군이 요금을 계산하는 사이 도망쳤다. 이어 택시를 잡아타고 한 시간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신군은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오후 2시30분쯤 부산 모 병원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신군은 1개월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군은 경찰에서 “A양이 내 욕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군과 A양은 1년 전 수개월간 사귄 뒤 헤어졌다”며 “이후 신군은 A양의 지인과 교제하다 연락이 두절되자 애인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위해 A양을 납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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