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중편 제 4작| 8일부터 연재|이 겨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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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작 중편「릴레이」네번째 작품 강신재작「이 겨울」이 8일부터 연재됩니다. 삽화는 서울대미대 문학진교수가 또 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중앙일보는 독자들에게 인간 주변의 절박한 소재들을 알맞은 부피에 담아 소개해 드리는 이 기획에서 예상을 넘는 큰 기쁨과 보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품위와 문학적 향기가 소중하게 간직된 신문소설은 별로 없었음을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시로 문학의 깊은 경지에 이끌려 감을 스스로 느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강여사는 이제까지 운명에 맹종하거나 체념하는, 때로는 그것에서 탈출하려는, 아니면 그들 사이를 방황하는 여성의 숙명적인 고뇌를 진지하게 다루어 왔습니다. 더구나 신선한 문학과 발상은 강 여사에게 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이 겨울』은 지난 여름내 익혀온「테마」로서 강 여사는 현대의 새로운 사물들을 경이롭게 추격하고 있읍니다. 독자여러분의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작자의 말>
종래 사람들을 율해온 윤리 도덕간은 것에 별로 의의를 인정하지 않는 듯이 보이는 인물들을 더러 만나다. 그것은 그것으로 좋지만 그러면 그들은 대신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스럽다. 그것은 그 사람이 자기가 산다는 일이라거나 일반적으로 생명의 문제 또는 인간 그 자체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것과 깊이 관련이 있는 일이겠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의 극한 추념이나 목하 우리를 둘러치고 있는 상황이 예부터 있던 것들을 뒤 엎어가는 까닭을 우리는 이해한다. 그러나 엇갈리며 등장하여 출몰하는 새로운 괴물들의 얼굴을 우리는 실은 한번도 똑똑히 본 일이 없지 않은가? 시정에 허다한 이야기 하나를 엮어가며 그러한 문제도 뒤적여 보았으면 한다.

<화가의 말>
소설은 뒤따르지도 앞서 가지도 않는 ??화를 마련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과제임에 특림없다. 그러면서도 글을 읽기 전에 우선 흥미를 품게 하고 또 읽고 난 뒤 뒷맛을 다시 음미
하게 하는 삽화―나는 직업적인 삽화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역시 실임감을 떨어버릴 순 없다. 강여사의 작품은 퍽 섬세하다고 알고 있다. 작가의 작품이 섬세할수록 화가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그러나 한가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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