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림가선 3시간관광|독서천여권에 좌경책은 20권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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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비연사건의 사실심리는 먼저 황성모피고인으로부터 시작됐는데 황고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전적으로 부인하면서 『학생시절엔 한때 관념적인 공산주의자였으나 지금은 다르다』고 말하고 『58년3월 동백림에가서 3시간동안 「홈볼트」대학과 폐허화된 「히틀러」관저등을 관광했다』고 말했다.
▲검=공산주의서적을 얼마만큼 읽었는가.
▲황=내가 지금까지 읽은책은 모두 1천여권되는데 그 가운데 사회주의 선전등의 책은 불과 20권밖에 안된다.
▲검=사회주의 서적이란 어떤책인가.
▲황=다 기억할 수는 없으나 「마르크스」의 자본론, 공산당선언, 경제학원론, 「레닌」의 「국가란 무엇인가」「우리는 무엇을 할것인가」등이다
▲검=피고인의 저공은 무엇인가?
▲황=사회학이다.
▲검=사회학자로 전기 사회주의 서적을 읽고 느낀것은?
▲황=책을 잃고 느낀 것은 읽을때의 연령에 따라 그때마다 다르다. 「괴테」의 「파우스트」도 읽을때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이책들을 보고 처음 느낀 것은 그들(공산주의자)이 사회정의감에 불타고 있음을 알았다.
농민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것을본 농촌출신인 내가 감명을 안받았다고는 말할수없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부터 25∼6년전의 일이다.
▲검=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나는 「관념적인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다는데?
▲황=지난6월 수사받을 때 그렇게쓰라고해서 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공소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는 이상 재론할 가치가 없다. 그것은 20여년전 일시적인 생각일뿐이다.
▲검=어떤 경위에서 그런 사상이 형성되었는가.
▲황=독서하는동안 자연발생적으로 느낀 것으로 나의 전지식과 관념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학교수인 내가 그런 공산주의지식만 갖고 있겠는가.
▲검=그런사상으로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했는가.
▲황=나는 비행동적인 사람이다. 그사상을 실천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검=45년10월 고향에서 조직된 사천 청년회란 어떤 단체인가.
▲황=주로 치안을 맡았다. 다른 특정목적은 없고 정치단체가 아니다.
▲검=6·25때 북괴의용군에 자진입대했다는데?
▲황=50년8월초순 서울을지로4가에서 괴뢰군에 잡혀 강제로 입대했다.
그위 두달만에 황해도장단에서 포로로 잡힐때까지 한번도 접전을 해본일이 없다.
▲검=동백림에는 왜 갔는가?
▲황=58년3월 유학중인 서독「뮌헨」대학에서 다른 외국인유학생 30여명과 함께「버스」를 타고 공식「스케줄」에 따라 동백림에 들어가 하오2시부터 5시까지 3시간가량 머물렀다. 그곳에서 「홈볼트」대학, 「히틀러」의 옛관저, 호수전쟁(독일과 러시아)기념공원등을 구경했다.
▲검=그때 독일어로된 공산당선언 「예술과 과학에 관하여」(소련공산당 철학과소속 「스타노프」지음)「기일성의 명령 및 연설집」등을 왜샀는가.
▲황=벌써부터 다알고있는 책들이지만 독일어판을 읽고싶어 샀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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