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토」결전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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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1월3일에 시작된 월남전사상 최장의 전투인 「닥토」공방저는 15일째로 접어든 오늘까지 가열을 극하는 전투가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54년 5월의 「디엔 비엔푸」격전을 방불케하는 가운데 이「닥토」결전은 월남전개시 이래 최대의 혈전이 되고 있는듯하다.
「닥토」라는 지점은 「라오스」와 「캄보디아」 및 월남을 잇는 전략적 요충인 동시에 이른바 호지명「루트」의 종착지점이다. 따라서 「닥토」정략에 나선 미군의 군사적 노력앞에서 공산월맹은 말하자면 가히 사활을 건 결전을 시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시에 죽림속에 거점을 둔 월맹군6천이 「닥토」정략에 나선 미군에 사력을 다하여 저항하는 까닭도 이결전이 월남전쟁에 있어서 한 전기를 이룩할만한 군사적의미를 갖는 때문이라 할 것이다.
미군은 월남에서 해안지점을 제압하 뒤 이 중부고원지대에서의 제2단계 작전을 통해 전쟁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전략목표를 세운 듯 하다. 그러므로 이 전략이 주효하기만하면 월맹은 도저히 만회시킬수 없는 군사적 후퇴와 직면하게 될것이기 때문에 종래와는 달리 거의 정규전과 같은 반격을 가해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닥토」는 그 지형이 삼면을 1마일정도 높이의 산으로 둘러싼 계곡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월맹은 그 지세의 이를 포착하여 일대반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전해지는 말로는 현지미군은 그런 지세 때문에 보급을 여의하게 받고 있지 못하는 형편인 모양이다.
그리하여 그런 지세, 보급난등이 겹친 특수조건 때문에 이 전투는 「디엔비엔푸」전투에 비견되고 있는 듯하다. 뿐만아니라 그 정치적배경도 당시의 불란서의 국내에서처럼, 현재 미국내에서도 비록 소수이긴하나 반전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는 것이 유사점으로 지적될만 하다.
그러나 이 전투는 「디엔비엔푸」의 경우와 꼭 같지않는 요소도 많다.
첫째 당시의 「망데스·프랑스」정부는 전의가 없었던 반면에 「존슨」정부는 월남전 수행의 결의가 확고하며 둘째, 당시의 「디엔 비엔 푸」요새는 전혀 그보급을 공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반면에 지금은 비록 어렵긴하지만 보병부대에 의한 활로타개가 가능하다. 따라서 54년의 사정과 다른 그런 이점들은 「닥토」결전을 승리로 이끌고 월남전쟁의 국면전환을 이룩하는데 있어서 최대한도로 활용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기위해선 첫째로 전쟁수행과 승리의 결의가 무엇보다도 확고해야할것이고 둘째로 dl 결전의 중대한 정·전략적 의미로보아 후퇴없는 강력한 대전이 필요로 된다 할 것이다.
만일에 이지점에서 미군이 전략으로라도 후퇴하는 일이 있다면 그 정치적파문은 전세계적으로 번져 나갈것이므로 「닥토」결전은 끝내 이겨야만 한다. 그리하여 공산월맹이 마침내 허망한 군사적승리의 백일몽을 버리고 평화의 편으로 근접해오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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