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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 U턴 돈가뭄 해소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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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돈가뭄'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고객예탁금이 지난주부터 다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주 사흘간 2천6백억원 가량 늘어나 총 7조8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아직 연초 수준(8조1천억원)엔 못미치지만 전문가들은 예탁금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장세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이는 자금인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증권 김장환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밑돌면서 매수시기를 가늠하던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면서 지난주 고객예탁금이 증가했다"며 "지난달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일 증시에선 개인투자자들이 닷새 연속 매수에 나선데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사흘 만에 600선을 회복했다.

반면 그동안 시중 부동자금 등이 유입되며 하루 1조원씩 불어났던 머니마켓펀드(MMF)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단기상품인 MMF는 증시침체와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최근 급증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23일 60조원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9일 현재 56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주식시장에 투입키로 한 연기금 4조9천억원의 일부를 조기에 집행할 것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3일 시장에 전해지면서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기금 및 외국인투자가들이 주식매수에 나서는지를 확인하고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수출경기를 낙관하기 이르고, 내수마저 위축되는 등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금유입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주식을 살 경우 손실을 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김준기 팀장은 "채권이나 금값이 너무 많이 올라 이제 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보다는 증시상승의 선행지표인 혼합형 수익증권(주식.채권에 같이 투자하는 펀드)잔고가 증가하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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