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영 팀 해체-경제 각료진 전격개편의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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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 대통령은 3일 전격적으로 장기영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비롯한 6부 장관에 대한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상오 정일권 국무총리와 김종필 공화당 의장은 돌연 청와대로 박정희 대통령을 방문, 개각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며 정 총리는 협의를 끝내고 중앙청으로 돌아오자 경질대상장관 및 새로 임명될 장관들을 불러 해임 및 임명을 통고했다.
이번 개각에서는 경제기획원 상공 건설 교통체신장관 및 경제담당 무임소장관 등 경제각료만을 대폭경질, 사실상 지금까지 장기영 부총리가 이끌어오던 경제각료체제를 해체시켰다는데 큰 뜻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 기획의 경질은 제2차5개년 계획의 무리한 조기달성, 외자도입기업체에 대한 관리 소홀 등의 책임에 겹쳐 내각내의 불화가 경질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2일 상오 청와대에서 열렸던 석유화학공업 및 종합제철 건설문제 회담에서는 박 상공 등과 의견대립으로 격론을 벌여 말썽이 됐었다는 이야기다.
둘째로 이번 개각의 특색은 신범식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것처럼 『경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지 경한된 정국의 타개를 위해 6·8 총선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개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야당 일부에서는 법무를 비롯한 이른바 「부정선거」에 책임이 있는 몇몇 각료의 인책을 주장했으나 이번 개각에서는 전연 이런 사정이 고려되지 않았다.
박 상공이 경제기획원장관으로 발탁된 것은 내각 안의 인화·경제각료로서의 경험 등으로, 전 재무장관 김정렴씨의 상공장관 기용은 박 상공의 추천으로, 그리고 주원씨의 건설임명은 박 대통령의 국토건설에 대한 기대 등이 이유가 되어 이루어졌다고 한다.
장 기획과 함께 물러나는 안경모 교통장관은 철도행정에 대한 말썽으로 인책을 한 것으로 보이며 김 건설은 무임소장관으로 원대복귀-.
종합제철공장의 입지문제로 포항을 시찰, 해운대 극동「호텔」에 묵고 있다가 장거리전화로 해임통지를 받은 장 기획은 종합제철의 책임자로 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는 이번 개각으로 행정체제를 박 대통령-정 총리-각부 장관 선으로 정상화시키고 무리없는 경제정책을 밀고 나갈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정국타개를 위한 또 하나의 개각이 이루어질는지 모르나 이번 개각으로 그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아야할 것 같다. <심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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