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를 이끌 실력 중요 … 마키아벨리에 익숙해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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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요즘도 ‘왜 마키아벨리를 공부하나’라는 제목으로 강의한다. 최 교수는 3년 전 “우리 정치에서 카를 마르크스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그 주장은 유효한가.

 “그렇다. 한국정치는 도덕적·이상주의적이다. 한국 현실에서 요구되는 ‘정치적 현실주의’에 대한 전통이 약하다. 마르크스 이론에는 정치의 역할이 없다. 규범과 이상만 강요한다. 그것이 이 시점에서 ‘왜 마키아벨리인가’다.”

 - 민주주의와 마키아벨리의 관계는.

 “민주주의도 통치체제의 하나다. 통치행위는 권력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우리 민주주의는 추상화, 물신(物神)화, 도덕적으로 정의된다. 그것은 현실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런 문제의 해독(解毒)제로서 마키아벨리의 유용성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저항의 민주주의가 아닌 통치체제로서의 민주주의다.”

 - 마키아벨리는 누구인가.

 “솔직하고 대담무쌍한 정치철학자다. 도덕·종교적 담론은 인간의 권력의지를 베일에 덮어씌운다. 마키아벨리는 그 위선적 가면을 벗겨 보인 위에서 정치현상을 설명했다. ”

 - 우리 사회에 반(反)정치의 분위기가 퍼져 있다.

 “ 정치 배제의 반정치는 무책임의 정치를 낳는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을 찾는 게 정치다. 좋은 정치를 이끌 실력이 필요하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와 통치술에 익숙해야 한다.”

 - ‘좋은 정치’란.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좋은 정당으로 뒷받침받는 좋은 리더십이 해결 과제를 사려 깊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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