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커브 윤성환 vs 기아 커브 김진우 … 윤이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삼성 윤성환(32·사진)과 KIA 김진우(30). 두 투수는 커브가 일품이다. 윤성환의 커브는 12시 방향에서 6시로 뚝 떨어지는 낙폭이 크다. 공 스피드는 110~120㎞ 정도. 박병호(넥센)·강민호(롯데)·박용택(LG) 등은 “떨어지는 각이 크다”며 윤성환의 커브를 최고로 꼽았다. 김진우의 커브는 “각도가 괜찮은 데다 빠르게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구속이 130㎞ 넘게 나오는 파워 커브다. 김태균(한화)은 “작년부터 전성기 때 커브를 다시 던지더라”고 말했다.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KIA전, 두 선발 투수의 명품 커브 대결에서 윤성환이 웃었다.

 윤성환은 9이닝 4피안타·무실점으로 2004년 데뷔 후 첫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다. 시즌 3승째. 김진우는 7이닝 3피안타·6탈삼진·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선두 KIA를 6-0으로 꺾고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 김진우는 승부구로 커브를 남발했다. 반면 윤성환은 커브를 아끼면서 슬라이더로 타자를 현혹시켰다. 이게 승패를 갈랐다.

 김진우는 커브를 1회 1개, 2회 5개, 3회 9개로 늘려가며 점점 의존도를 높였다. 결국 5회 2사·2루에서 배영섭에게 커브 3개(122~123㎞)를 연달아 던지다 좌전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체력이 떨어지며 구속도 떨어졌고 타자 눈에 익숙해져 공략당했다. 김진우가 5회까지 던진 78개 중 커브가 24개나 됐다.

 윤성환은 달랐다. 2회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117㎞ 커브를 던지다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커브를 숨겼다. 최희섭과 김상현을 직구, 슬라이더만으로 범타 처리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신종길에게 직구 6개, 변화구 1개를 섞어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까지 투구수 57개 중 직구가 31개, 슬라이더가 17개였다. 커브는 5개뿐이었다. 7회 1사 1루서 최희섭에게 5구째 슬라이더를 던지다 파울 홈런을 맞자 7구째 커브(118㎞)로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날 6번째 던진 커브였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8회 김진우가 마운드를 내려가자 연속 5안타를 치며 4득점, 승기를 굳혔다.

 SK는 최정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한화를 6-1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잠실에서는 LG가 9회 말 이진영의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5-4로 꺾었다. 올 시즌 6호이자 통산 833호, 개인 2호 끝내기 안타다.

광주=한용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