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게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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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리는 추운 계절에 병가처리 요청이 몰리며 직원들 사이에 잠시 갈등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다뤘다. 이번주에는 많은 직장에서 발생하는 좀더 무거운 문제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직장 동료와 얼마나 친근한 관계속에서 일하든지간에 대부분의 동료들은 삶을 나눌 정도로 친한 친구들은 아니다. 사실 통념상 직장동료와는 그렇게 친해지지 않는 것이 최상이다. 또한 우리 대부분은
친구와 동료의 차이를 찾아내 적절한 선을 긋는 일에 많은 생애를 소비하게 된다.

약물 남용, 중병, 가족의 죽음이나 태아유산 같은 일들이 발생하면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CNN: 우리는 에티콘 사장인 앤 험프리스에게 요청, 모든 사람들이 삶에서 부딪치는 충격적인 어려운 상황들과 일터에서 그런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얘기를 듣기로 한다.

앤 험프리스: 내 생각엔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연민과 지지이다. 멜로드라마같은 분위기나 값싼 동정이 아니란 말이다.

만일 동료가 약물남용 문제를 갖고있는 것 같다면, 가령 숨쉴때 술냄새가 나거나 직장에서 졸고 있다면 동료의 상태를 쭉 따라가면서 목격한 바들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무슨 일들이 진행되고있는지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동료에게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에 데려가 볼 수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암이나 에이즈처럼 금방 치료되지 않는 중병은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이끌어 낸다. 뭐든지 열심히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찰 것이다. 직원들이 대단히 감동적으로 어느 한사람을 다 같이 지지해주는 것을 이따금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충고는 '스스로 잘 조절하라'는 것이다.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아픈 동료를 돕는 방법으로 짐을 나눈다. 한 사람이 한달씩 아픈 직원을 지지해주는 데 있어 주요한 역할을 맡는 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픈 사람들은 염려와 배려에 쉽게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쪽지나 전자메일, 음성 메시지들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명랑한 어조일때만 그렇다. 우울한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러니까 "당신이 겪고있는 문제에 대해 많이 슬프다"는 식이 아니라 문제를 겪고 있는 그 동료가 곧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만일 병문안을 갈 일이 있다면 짧게 해야지 길면 안된다.

우리는 가치판단의 문제에도 직면한다. 흡연에 의해 야기된 폐암이 문제라고 가정해보자. 폐암에 걸린 동료는 자신을 이러한 상황으로 스스로 몰아갔을지도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흡연은 중독성이고 유감스런 습관이어서 그는 진작에 금연을 했어야만 했다.

동료가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당신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문제에 대한 반응이 결정난다. 당신은 좀 다른 차원의 지지를 표시하기로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위해 지나치게 법석을 떨면 안된다. "요기는 이 병을 앓고 있지만 보보는 저런 병을 앓고 있다." 이런 말은 안된다. 이런 고약한 구별은 하지 말아라.

일할 때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꾸준하고 합리적으로 연민을 표현하는게 필요하다. 스스로 잘 조절하면서 힘든 직원을 지지하기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성형수술, 그러니까 신체를 복원시키기위한 수술이 아닌 미용 성형수술은 약간 다른 문제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열정을 쏟을 필요가 없다. 이런 문제는 다른 문제와 똑같이 연민을 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좋아보이네요. 돌아오니 좋아요" 라고 말하는 정도면 된다.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동료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지만 나도 사람이고 마음은 굴뚝같을 뿐"이라고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스스로 보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자신의 건강과 휴식과 일에 손해를 끼칠 정도로 지나치게 동료를 염려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일 당신 스스로가 직장에 복귀하는 직원이라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일하려곤 하지말라. 우울증이나 불만이 솟구친다면 상사에게 알려라. 그리고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당신을 대신해 일을 해준 사람들 모두에게 확실히 감사를 표해야한다. 하지만 굽실거릴 필요는 없다.

당신이 아픈 직원의 일을 대신 맡아서 해준 동료라면 그 동료가 처했던 어려움에 대해 입단속을해야한다. 하나의 훈련으로서, 이를테면 왜 건강상태가 그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 두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제한을 두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 가족에게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왜 동료가 자녀의 음주운전이나 다른 문제를 일으키도록 내버려 두었는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말라.

어찌됐든 심각한 개인적인 위기상황들은 전체 직원들에게 영향을 주게된다. 본인은 아프지 않지만 기력이 쇠한 부모를 모시는 직원 조차도 지지가 필요한 사람에 해당한다. 조언하지 말라.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제한적으로 하라. 비록 그가 실수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한다해도 그렇다. 이런 환경도 하나의 업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라.

부음이라면 달력에 표시해두라. 추모일이 되면 '오늘 당신 생각을 하면서'같은 짧은 글귀를 남겨두고 싶을지도 모른다. 매우 짧은게 좋은데, 왜냐하면 주로 가족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기 때문이고 이런 문제는 껄끄러울 수 있기 때문다. 여러분은 그 문제에 연루되기 보다는 지지하는 입장이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누군가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직장의 모든 사람들이 다 장례식에 갈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해야할 일을 적절하게 분배하고 직원들을 대표자를 뽑을 수 있다. 태아 유산 역시 하나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란 점을 기억하라. 그리고 "모든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라든가 "이것도 다 최선을 위해 일어난 일이었을 거에요." 같은 말을 삼가라. 다만 " 잘지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죽은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고 직장에서 화환을 받았다면 감사하다는 한장의 쪽지면 족하다. 모든이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낼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필요를 지닌 아이의 탄생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직장 동료들은 이런 문제를 안좋은 경험일 뿐이라고 별생각없이 취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당사자는 아이이며 세상에 태어난이상 이제 행복해야한다. 이 아이가 사무실 근처에 나올 정도로 크면 아이를 동료 직원들의 다른 아이들을 대하는 것과 똑같이 대하라. 그 아이의 부모는 자신이 다른 직원과 똑같은 존중과 질서 속에서 대우받기를 바랄 것이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살면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생활 설계에서 이점을 마음에 새기면 멜로드라마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거나 쓸데없는 동정을 하거나 아니면 직장내에서 다른 부적절한 반응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직업정신은 그 배경이다.

앤 험프리스는 에티콘(ETICON)사의 설립자 겸 사장이다.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그녀의 고객 중에는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포춘·머니(MONEY)지 등과 함께 CNN·CBS·라이프타임 TV(Lifetime TV) 등의 방송에도 소개됐다. www.eticon.com을 통해 그녀와 연락할 수 있다.

Porter Anderson (CNN)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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