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서울도 구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8일 상오 청와대 민원비서 고재일씨는 「메디컬·센터」로 양창선씨를 방문, 박정희 대통령이 김창선씨로 되어 있는 양씨의 잘못된 성을 즉각 바로 잡아 주도록 7일자로 국방부와 원호처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삶을 되찾은 양창선(35·구명=김창선)씨는 7일 밤 8시 두 딸을 병실(메디컬·센터 5병동 7층 8호)에서 만나 재생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누리고 흐뭇한 서울의 첫 밤을 보냈다.
16일 동안의 갱 속 매몰에서 체중이 19킬로나 줄어든 양창선씨는 차츰 기력을 회복하는 듯 의사의 만류를 무릅쓰고 사람을 만나면 오랜 동안 얘기 나누려 했다.
이발도 말쑥이 한 양씨는 7일 밤 8시 청양에서 자동차편으로 올라온 두 딸 정옥(13) 정애(11)양을 병실에서 처음 보자 말을 잇지 못한 채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입원 10시간만에 건강을 크게 회복한 양씨는 밤 10시까지 창가에 기대 딸들과 같이 창 너머 화창한 서울의 야경을 즐겼다. 그는 굶어 죽는 일이 있어도 갱 속엔 안 들어가겠다고 했다. 밤 10시 30분 취침, 8일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한 양씨는 사과 등 과일을 그대로 먹도록 허락됐다. 아침에 목욕도 혼자 한 양씨는 8시 30분 미음과 과일즙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