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수수료 '절약의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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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글로벌 금융 위기의 늪에서 허우적거려 이제는 펀드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동산 침체와 저금리 속에서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몇 % ‘소소하게’ 더 벌기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대박시대’에 소홀했던 수수료나 총보수 등이 펀드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증시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히 나타난다. 펀드매니저가 유망 종목을 발굴하고 적절한 매수와 매도 시점을 결정하며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는 올 들어 3조원이 빠져 나갔다.

그러나 코스피지수 등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ETF와 인덱스펀드에 올 들어 각각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려들었다. 총보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액티브펀드의 경우는 평균 1.6%가 넘지만 ETF와 인덱스펀드 같은 패시브펀드는 거의 없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ETF 포함)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9.35%로 같은 기간 평균 23.66%의 수익률을 보인 액티브펀드보다 높았다. 

 ◆펀드 수수료 관리=펀드 수수료는 펀드를 운용하는데 드는 관리비다. 펀드를 사거나 팔 때에는 ‘판매수수료’를 내야하고, 유지하는 기간엔 ‘보수’를 줘야한다.

 펀드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는 무었보다 수수료율이 낮게 설정된 펀드를 찾아서 가입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펀드의 수수료 체계를 나타내는 클래스에 대해 알아야 한다. A형은 수수료를 미리 내는 선취형 펀드로 수수료 1% 내외를 내는 대신, 총보수가 1.5% 안팎으로 저렴한 편이다. C형은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는 안내도 되지만 총보수가 2.5% 안팎으로 비싸다. 따라서 2년이상 장기로 투자할 때에는 A형의 펀드가 유리하고, 단기투자를 하거나 중간에 환매가능성이 높다면 C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 E형은 인터넷 전용펀드로 일반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훨씬 싸다. 특히 온라인 펀드는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수수료를 오프라인에 비해 최소 30% 인하한 데 이어 올해에는 40%, 내년 이후에는 절반(50%)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온라인 전용펀드는 C형만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가입 시 선취판매수수료를 받는 A형의 경우에도 온라인 전용펀드 설정이 의무화됐다. 실제로 펀드 투자자가 1년에 한 번 자신의 자산을 리밸런싱 한다고 하면 일반 영업점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와 온라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사이에 수익률 차이는 1%포인트 가까이 벌어진다.

 보수는 증권사나 은행, 보험사 등 판매사에 주는 판매보수, 운용사에 주는 운용보수, 판매한 펀드자금을 보관·관리해주는 대가로 주는 수탁보수, 사무관리를 하는 회사에게 주는 사무보수 등 네 가지가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보수비용 비율을 세부적으로 보면 운용보수가 0.613%, 판매보수 0.836%, 수탁보수 0.032%, 일반보수가 0.019% 등이다.

액티브펀드의 운용보수, 수탁보수 등을 합한 총보수가 평균 1.6%가 넘는 데 비해 인덱스펀드의 평균 총보수는 1.0% 미만이다.

 인덱스펀드는 보수가 낮은 데다 장기적으로는 지수가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로 갈수록 수익률이 높은 특징이 있다.

  ◆환매수수료 줄이는 법=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붙는 환매 수수료도 관리대상이다. 현재 펀드 환매수수료는 약관에 따라 가입이후 90일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70%, 30일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70%, ‘제약 없음’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적립식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해서 석달이 안돼 100% 수익이 났다면 70%인 700만원을 수수료로 뗀다는 것이다. 이처럼 거치식 펀드는 한꺼번에 돈을 넣기 때문에 3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지만, 적립식 펀드의 경우에는 매월 불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처음부터 펀드에 가입할 때 만기를 3년이 아니라 1년으로 짧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1년 만기를 지켜서 환매하면 불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도 환매수수료가 없다. 보통 3년~5년으로 만기를 설정하는데 1년 만기로 설정하고 상황을 봐서 1년씩 연장하면 된다.

 4월 들어 환매수수료가 없는 인덱스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순유입이 많았던 국내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인덱스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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