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사범 기습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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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일 하오 8시쯤 서울 중부서·남대문서 등에서 3백50여명의 경찰이 동원, 남산·서울역·장충단공원 등지에서 풍속을 헤쳐오던 보안사범 1백54명을 검거했다.
남산일대에서는 야음 속에 도사린 보따리장수·들병장수·창녀들과 입산금지 구역에 들어가 재미를 보던 젊은 쌍쌍들이 줄줄이 잡혀 나오고.
서울역 주변에서는 「바캉스」를 이용해 부쩍 늘어난 암표상·불량배들이, 장충단 공원 일대에서도 여름을 틈탄 기묘한 풍속사범들이 갑작스런 경찰의 습격에 얼굴을 가리며 붙잡혀 오기도.
그런데 8각정 근처에서 과자류를 팔고 있는 모 여인은 『올 여름 들어 이곳에 붙어살다 시피한 풍기 유해범들이 절반도 안 잡혔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많은 보안사범들이 도망친 것을 보면 일제단속의 정보가 새 나간 것 같다 한다.
서정영(20·을지 3가101)군은 부산행 기차를 놓쳐 기차표를 물러 달라고 옥신각신하다 잡혀 오기도. 서장관(21·서대문구 현저동 산 2)군은 입산금지 구역에 약 1미터 가량 들어갔다 잡혔다고 울상.
이래서 경찰은 검거한 1백54명중 나머지 90명은 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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