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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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림픽」이 「인류의 형제애」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유니버시아드」는 「인류의 이상」을 상징한다. 세계의 대학생들을 이성과 지혜의 「하머니」 속에서 이 대회를 열고, 신선한 인간정신을 구가한다. 그들은 모두 젊고 건강하며, 최고의 지성을 닦고, 인류의 발전을 희망한다.
이상과 의욕과 정열이 없다면 그들은 대학생도, 젊음도 아니며 더구나 「스포츠맨」도 아니다. 「유니버시아드」는 단순히 참가나 승리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앞서 「인류의 이상」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스포츠」의 모든 동작이 결국은 푸른 하늘로 향하듯이, 「유니버시아드」도 발전하는 인류의 내일을 우러러 보는 「이상의 올림픽」이어야 한다.
67연도의 이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은 바로 그 「유니버시아드 정신」을 「저패니아 정신」(?)으로 변질시킨 책임이 있다.
일본식 「올림픽」의 사고방식 말이다. FISU 방식과 「올림픽」 정신과는 참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가오마담」이라는 말은 그리 명예롭지 못한 일본 속어이다.
일본의 이른바 국가이익은 바로 그 「가오마담」 정신인가. 비록 한국, 한나라는 위안해 주지 못할망정 공산국의 다수를 위안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은 그런 속물근성이 아니겠는가. 「스포츠」 세계에서마저 「카멜레온」처럼 「에고이즘」에만 매달려 살아야 하는 그 나라의 외교방식은 참말 우스꽝스럽다.
그러나 우리도 「참가거부」와 같은, 따지고 보면 소극적인 투쟁은 다시 생각할 문제다. 북괴에 대한 우월성을 과시할 기회를 놓치는 것도 안타깝지만,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광장에서 탈락되는 그 소외감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계로 뻗어야 한다. 「한국의 세계성」은 사실 우리가 너무 소홀히 하고 있지나 않은지, 대회참가는 「피수」의 정회원이 되는 첩경이며 그때에는 『항의할 자격도 없다』(대회조직위 대빈 회장의 말)는 무례한 언사도 감히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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