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인터넷뱅킹은 시테크와 재테크의 절묘한 앙상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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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국내 인터넷뱅킹 이용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뱅킹 이용자가 지난해 말 1천1백31만명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인터넷뱅킹 초창기인 2000년 6월 말 1백23만 명에 비하면 2년 사이에 9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는 우리 생활에 있어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져 앞으로 은행에 갈 일이 점점 사라져 은행창구는 점점 줄어들고 은행의 인터넷뱅킹의 업무가 더 광범위해 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가 그랬던가? 아는 만큼 번다고…
전직 은행원이었던 김영희씨는 요즘 인터넷뱅킹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물론 그녀도 처음부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것은 아니다. 은행원 시절, 10년간 매일 단말기를 통해 은행업무를 했지만 통신이라는 것은 잘 접해보지 않은 터라 인터넷으로 송금업무를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은행에 간다는 것은 인터넷뱅킹을 처음 사용할 때의 불편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은행원이 아닌 이상 은행에 간다는 것은 하루 일과 중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월 말이면 급여일에다가 각종 공과금 납부일과 카드 결제일이 겹쳐 꼭 은행에 들려야 하는데 웬만하면 30분 정도는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일처리를 할 수 있어 아까운 하루를 소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은행의 불편함은 간단히 인터넷뱅킹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은행에서 필요한 업무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고, 수수료가 싸 오히려 돈을 줄여 재테크를 할 수 있어 좋다.

인터넷뱅킹의 달인 김영희씨는 매달 급여일이 되면 인터넷뱅킹을 통해 자동이체를 통해 빠져나갈 금액과 각종 이체해야 할 일들을 해결하고 카드대금을 확인한 후 필요한 금액만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저축통장에 바로 이체한다.

또, 누군가에게 잠깐 돈을 꾸어도 바로 인터넷 이체를 통해 바로 갚는 습관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은행가는 시간도 줄이고, 수수료도 아낄 수 있어 인터넷뱅킹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더불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고 한다.

인터넷뱅킹은 ‘시(時)테크 + 재(財)테크’

이처럼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귀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다. 은행에서 송금 1건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본 15분 정도이지만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은행에 가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고 최근 은행들이 인터넷뱅킹 서비스 시간을 24시간 연중무휴로 변경하고 있는 추세라 언제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요즘 은행에서 송금수수료나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올려 받는다. 예전에는 통장을 분실하면 다시 바로 발급받았으나 지금은 발행수수료를 내고 다시 발급 받아야 한다. 저금리시대에 금리가 낮아 속상한데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인 은행도 먹고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국내 은행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전체 수익의 10%대에 불과해 선진국 은행(20∼30%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수수료 부문에서 6천3백70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이중 80%가량이 신용카드 관련 수수료로, 나머지 이익은 매우 저조하다. 은행들도 비용절감을 위해 창구를 이용하는 경우는 좀더 높은 수수료는 부과하고 그렇지 않은 ATM·CD기나 특히 인터넷뱅킹 이용자에게는 파격적인 수수료 대우를 해주고 있다.

돈으로 따져본다면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1천만원 정도를 타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송금 보낼 일이 있다면 무조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이다. 은행창구에서 송금시 7천5백원, CD기 이용시 5천원, 인터넷뱅킹 이용시는 3백원이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같은 은행에 송금하는 경우에는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경우도 있어 실제 1천만원 송금시 7천5백원의 송금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창구송금이나 자동화 기기를 통한 송금시에는 금액별·지역별로 수수료가 다르게 적용되지만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하면 일정한 수수료가 부과되어 금액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송금을 자유롭게, 싸게 보낼 수 있다.

인터넷 대출 간편한 절차로 인기

인터넷을 통해 예금에 가입하게 되면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 보다 0.25∼0.5% 정도 더 이자를 늘려 받을 수 있어 이왕이면 인터넷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4천만원 정도를 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1년에 20만원 정도 이자를 더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교적 대출절차가 간편한 인터넷 대출은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대출은 비교적 대출 절차가 간편한데다 대출금리가 싸 창구대출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대출을 이용하면 창구대출에 비해 0.5∼1% 포인트 정도 금리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각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 신상정보를 입력하면 대출한도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대출 절차도 편리하여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넷뱅킹 세상은 무궁무진

인터넷뱅킹을 통한 서비스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당장 필요한 현금을 바로 찾을 수 없다는 점만 빼면 인터넷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으며 금융정보 이외에 재테크에 필요한 모든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초적인 가계부 작성, 가계 재무진단 서비스뿐만 아니라 부동산·보험·카드·쇼핑 등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뱅킹을 통한 주택청약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분양되는 아파트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를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당첨자 발표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재테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해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글 김수미 웰시아닷컴 파이낸셜 컨설턴트 문의:sue@wealthia.com

출처: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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