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들이 전하는 올 한인 세금보고 특징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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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세금보고가 지난 15일로 마감됐다. 올해 세금보고는 재정절벽 협상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업무처리가 늦어졌다. 이에 따라 한인납세자들은 세금보고 마감을 6개월 이상 연장한 경우가 10~20%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가격이 떨어진 주택을 구입한 뒤 이를 렌트하는 투자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내용은 한인 CPA들이 세금보고 시즌을 마치면서 파악한 한인납세자들의 특징적인 면이다. 한인CPA들은 전반적으로 한인 납세자들은 개인이나 기업 모두 전체적으로 2011년도와 비슷한 양상으로 불경기로 인해 나아진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올 세금보고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적인 업무 처리가 예년보다 늦어졌다는 점이다. 연초에 극적으로 타결된 재정절벽 협상의 영향으로, 국세청(IRS)이 세금보고 시즌 시작 전에 내놓아야 하는 각종 서류 양식이 2월 이후 나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납세자들이 전반적으로 일정을 늦춰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세금보고 마감일을 6개월 연장한 한인들도 평년에 비해 10~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전석호 CPA는 “지난해에 2011년도 세금보고를 할 때 보다 연장 신청이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이 늦춰지기도 했지만 안좋은 경기 때문에 수입이 좋지 않으니 세금보고를 빨리 하고 싶지 않은 심리적 요인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지난해에 주택이나 아파트 투자에 나선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금리 속에 특별한 투자처가 없자, 재정적으로 안정된 한인들을 중심으로 주택 투자에 나선 것이다. 강호석 CPA는 “투자용으로 단독 주택이나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이를 통해 렌트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제법 됐다”고 말했다. 그와 반대로 숏세일 등으로 집을 잃어버린 경우도 많았다고 다른 몇몇 CPA들은 전했다.

이와 별개로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장학금 등의 신청을 위해 세금보고에 일찍 나서는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한인 개인 및 사업체들의 수입은 업종을 불문하고 전반적으로는 부진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대응 전략을 세웠거나,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해 수금에 어려움이 없었던 사업체, 직장 내에서 좋은 실적을 올린 회사원 등 일부는 2012년에도 적잖은 성장을 했다.

한 의류 관련 업체는 동종 업계 내에서의 가격 경쟁을 하기 보다는, 원가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인상해 매출은 줄었지만 마진이 늘어 이전보다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갖추기도 했다. 그외에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장비 판매업체 등 헬스케어 관련 업종은 다소 나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인 CPA들은 전했다.

임창수 CPA는 “전체적으로 아직도 경기가 안좋고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좋아진다는 경제지표에 비해 한인들의 상황은 아직 어려운 상황 그대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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