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마드리드의 '축구 빅쇼' 1-1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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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대표하는 최고의 팀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이 두 팀이 진정한 지존을 가리기 위해 17일(이하 한국시간)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외나무다리에서 맞붙었다.

누캄프구장에서 18년간 바르셀로나를 한 번도 못 이겨본 마드리드와 최근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1승 2무 2패로 열세에 놓인 바르셀로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양 팀은 대결 결과는 전후반 1골씩 넣은 양 팀의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두 팀은 중요한 일전에서 그나마 패하지 않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승점 1점을 보탠 마드리드는 15승 8무 7패(승점 53점)으로 발렌시아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고 바르셀로나는 13승 8무 9패로 5위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는 지난 해 11월 마드리드의 홈 구장인 베르나우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가져 라울과 모리엔테스의 합작골을 넣은 마드리드가 2-0으로 승리를 앉은 바 있다. 설욕전으로 나선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복수를 다짐했다.

8만여 관중도 바르셀로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면서 힘을 실어 줬다. 바르셀로나도 이를 의식한 듯 히바우두, 클루이베르트, 사비올라등 공격수 3명을 전진 배치시켜 공격 축구로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초반은 바르셀로나가 기선을 잡았지마 중반으로 흐르면서 마드리스 페이스로 흐리기 시작했다.

첫 골은 누캄프에서 첫 경기를 치른 지네딘 지단의 마드리드였다. 그것도 상대의 실책에 편승한 어부지리 골이였다. 39분 지단이 라울에게 패스를 하자 라울이 수비수를 한명 제치고 돌파했다. 그러자 수비하러 뒤따르던 바르셀로나의 프란체스코 코코가 걷어낸 다는 것이 자신의 문전앞으로 힘없이 흘렀고 달려들던 지단이 가볍게 차넣어 골로 연결시켰다.

2분 뒤 바르셀로나는 천금의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으론 연결시키지 못했다. 클루이베르트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사비의 센터링을 논스톱으로 슈팅으로 연결시켰으나 골대를 살짝 빗가나 버렸다.

후반들어 총 공세로 돌아선 바르셀로나는 15분 사비의 30m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하다 사비가 마드리드 문전 30여m 앞에서 번개 슈팅을 날리자 카시야스 대신 출장한 산체스 도밍구스 골키퍼가 잡았다 놓쳐 동점골이 됐다.

계속된 공세로 마드리드 문전을 노크하던 바르셀로나는 인저리타임에 얻은 프리킥을 동점 골의 주인공인 사비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으로 추가 득점에 실패해 역전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날 마드리드는 주전인 루이스 피구와 득점 1위인 모리엔테스를 부상등의 이유로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특히 피구는 전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관중의 일방적 야유에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감독의 배려로 출전하지 않았다.

한편 경기 시작 후 2분만에 한 관중이 경기장에 뛸어들어 골대에 수갑을 메고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경기가 한동안 중단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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