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도 신종 AI 환자 … 중국 전역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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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 베이징의 디탄병원에서 간호사가 H7N9형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7세 여자 어린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이 어린이는 베이징에서 확인된 첫 신종 AI 환자다. [베이징 신화=뉴시스]

중국 남부 지방에서만 발생하던 H7N9형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중부와 북부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남방의 철새들이 북방으로 이동을 시작해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중국이 초비상 상태다. 상하이(上海)에서는 부부가 AI 환자로 판명돼 사람 간 전염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중국질병통제센터는 14일 베이징(北京) 디탄(地壇)병원에서 고열 등 증세를 보여 치료 중인 7세 여자 어린이가 H7N9형 AI 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어린이의 아버지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 판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부 지역인 허난(河南)성 카이펑(開封)시에서도 식당 요리사인 34세 남성과 저우커우(周口)시에서 65세 농부가 H7N9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중국 보건 당국이 신종 AI 환자의 존재를 공개한 이후 발병지는 상하이시·장쑤(江蘇)성·저장(浙江)성·안후이(安徽)성 등 4곳의 성과 시에 국한됐으며 남부 지역을 벗어난 지역에서 환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신형 AI 환자는 모두 60명으로 늘었으며 이중 13명은 숨졌다.

 상하이시 보건 당국은 13일 H7N9형 AI 확진 여성 환자의 남편 역시 같은 형태의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친족 사이에 H7N9형 AI 환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건 당국은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베이징시는 14일부터 시내의 모든 살아 있는 가금류 거래를 금지하고 방역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대만 위생서(署) 산하 질병통제센터(CDC)는 14일 지금은 철새들의 북상 시점으로 그동안 신종 AI가 창궐했던 중국 남부로부터 수백㎞ 떨어진 북부에서 신종 AI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철새가 AI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이날 앞으로 6개월 안에 H7N9형 AI 백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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