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협정 밀어붙여 대만 포섭한 아베 일 언론 모두 칭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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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전날 타결된 일본과 대만 간 어업협정에 대해 “어른의 지혜를 짜냈다”고 평가했다.

 협정에서 일본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양국 공동관리 수역’에서의 대만 어선 조업을 허용했다. 대신 그동안 영해로 주장해온 센카쿠 12해리 이내엔 대만 어선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아사히의 평가는 경제적으론 손해를 보더라도 양국 간의 영유권 갈등을 줄이려 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합리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비판적 논조였던 아사히가 오랜만에 일본 정부를 칭찬한 모양새다. 우익지인 산케이(産經)신문도 사설에서 “일본과 대만 양측의 현실적 판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렇듯 우파와 좌파에서 모두 환영받는 이번 협정 타결은 아베 총리가 밀어붙인 작품이었다. 아베는 취임 이후 센카쿠 영유권에 대한 중국과 대만의 협공을 깨기 위해 대만에 전략적으로 손을 내밀어 왔다.

 중국은 일본과 대만의 어업협정 체결에 강력 반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중국은 이번 협정 체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일본이 대만 문제와 관련된 약속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주의 깊고 적절하게 행동할 것을 희망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11일 “협정은 양안(중국과 대만)이 연합해 댜오위다오를 지키려는 것을 막으려는 일본의 술책”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주문을 촉구했다.

베이징·도쿄=최형규·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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