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프로] MBC '…사람들', 스쿠버팀의 천지 도전기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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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26명으로 구성된 백두산 천지 '아이스 다이빙 팀'.이들이 백두산을 끌어안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영하 40도를 넘는 한겨울에 오리발과 산소통을 짊어지고 백두산을 오른다.

70도의 경사가 넘는 절벽을 넘어 천지를 향한다. 그리고 준비해 간 잠수복을 입고서 겨울 깊이 잠든 천지(天池)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토록 발길을 거부했던 천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활짝 열어 젖혔다-.

MBC가 1일 설 특집으로 마련한 '천지를 안은 사람들'(오후 2시50분)은 이렇게 천지를 향한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수중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스쿠버 인터내셔널'이 그 주인공. 이들은 2년 전 천지 도전을 위한 '아이스 다이빙 팀'을 만들고 이 원대한 계획을 추진해 왔다.

올해 백두산행은 이들에게 처음은 아니다. 이미 두 번의 실패와 뼈저린 아픔을 갖고 있다. 2001년 겨울에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대원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지난해 말에도 한 대원이 동상에 걸리는 바람에 중도하차했다. 그래서 팀원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얼음물 적응 훈련과 트레이닝을 쉼없이 반복하며 백두산을 끌어안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

새해를 알리는 태양이 백두산 위에 떠올랐다. 이들의 가슴 속에서도 도전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천지가 보이고 있었다.

입수(入水). 다이버 수트를 입고서 먼저 물 속으로 들어간 팀원들이 성공을 알렸다. 참가자 중 최연소인 홍준기(19)군은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도전했다. 체조를 하고 물 속으로 뛰어든 준기. 주위에선 조용히 숫자를 셌다. 대성공이었다.

'천지를…'은 오한택(대구과학대 연극영상과) 교수가 '아이스 다이빙 팀'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동고동락하며 제작한 것이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팀원들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다이빙이 성공하면서 그간 힘들었던 기억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며 "모두들 백두산 천지의 차고 맑은 물 속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선 백두산 천지의 1m나 되는 얼음과 30m 깊이의 수중촬영 모습도 담았다. 고산토끼와 각종 야생화 등 백두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생태 환경 역시 볼거리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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