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증언한다|일 경비정과 충돌 침몰한 동일호 선원들과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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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경=강범석특파원】일본 순시선과 충돌, 선체를 잃은 제22동일호의 조난 어부 13명은 9일 하오 5시 한수환편으로 일본 「모지」항을 떠나 10일 새벽 부산에 도착한다. 사건 발생 13일만에 귀국하는 조난 어부들은 주「후꾸오까」총영사관 양 영사 보호 아래 7일 대마도에서「후꾸오까」로 갔다. 동일호 침몰 사건을 한·일 공동조사로 충돌·침몰의 원인을 규명하게되어 현재 주일 대사관과 일 외무성 사이에 구체적 절차가 협의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최 선장 등 몇 명의 어부가 증인으로 일본에 남게된다.
다음은 조난 어부들이 엮은 사건의 전말과 그동안의 경위이다.
▲윤석환 기관장(50·경북)=홍도 남방 14마일 지점에서 기관 고장을 일으켜 표류하게됐다. 3개의 「엔진」중 2개가 과열로「크랑크」의「메탈」이 고장났었다.
▲최상만 선장(33·경북)=일본 순시선은 속도가 빠르고 우리 배는 느리니까 앞을 가로질러도 부딪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비켜 가려다가 부딪쳤다. 일본측 조사에서도 처음 몇 마디 충돌 경위를 묻고는 다시 묻지를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우리 영사가 오기 전에는 우리를 마치 죄인 취급했다. 일본측도 스스로의 잘못으로 남의 나라 배를 가라앉게 했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공동조사라도 하게 된다면 다시 와야겠다.
▲최동만 갑판원(28·경북)=배가 가라 앉게되어 우리들은 아우성을 쳤으나 약 30미터 떨어진 일본 순시선 승무원들은 웃어젖히며 태연해 보였다. 구명「보트」로 구조된 우리들에게 일본 전관 수역에 들어섰다는 한국 어선을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이것이 너희들의 배가 아니냐』고 들이대면서 조사 중 『몽둥이를 가져 오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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