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능올림픽 한국 노하우 배워 UAE 첫 메달 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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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능올림픽 아랍에미리트(UAE) 대표인 알아워(가운데)가 한국 대표 조용구(오른쪽)군과 웹디자인 관련 기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손이 정말 빨라요. 어쩜 저렇게 단축기를 잘 쓸 수 있을까요.” 8일 인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를 찾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칼라드 압둘마지드 알아워(17)의 눈이 컴퓨터 화면에 고정됐다. 그는 기능직 국가대표 선수다. 올 7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의 웹디자인 종목에 참가한다.

 현란한 손놀림을 보여주는 ‘한국 대표’는 한결 여유가 있다. 마이스터고인 충북반도체고 를 올해 졸업한 조용구(19)군은 “디자인이나 프로그램 중 하나 만 집중해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조언한다.

 알아워는 지난 7일 자국의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11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한국은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1967년부터 참가해 17번 종합 우승을 했다. “중동에서는 이미 삼성의 기술력이 애플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해요. 삼성 휴대전화(안드로이드폰)에 탑재할 앱을 개발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들도 하고요.” 알아워의 말이다.

 UAE에게 한국의 우수한 기술 인력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2009년 UAE는 한국에 “원전을 수주하면 국제기능올림픽 기술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UAE 칼리파대학과 ‘연구교육 직업훈련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UAE는 2011년 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우수상을 하나 탔다. 금·은·동메달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거둔 팀에게 주는 일종의 ‘아차상’이다. 아직 세계 수준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정보기술 종목에 출전하는 하마드 모하메드 알하나이(20)는 “UAE에는 아직 전문가나 훈련 시설이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한국 전문가에게 배운 만큼 아랍에미리트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과 함께 하루 훈련을 마친 조군은 “UAE 선수단의 수업 태도가 굉장히 진지한데다 날카로운 질문이 계속돼 수업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며 “좋은 경쟁 상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기능올림픽에는 52개국이 출전한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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