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찾아 천리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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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집을 나간 부모를 찾는 어린 3형제가 강원도 명주군에서 천릿길 서울을 찾아 올라왔다 정운천(14·효신중 1년) 성천(12·근학국민교 4년) 광천(9·근화국민교 1년) 군 등 3형제는 27일 아침 옷가지와 책이 든 가방을 들고 손을 꼭 잡은 채 청량리역에 도착 본사를 찾아왔다.
이들의 아버지 정기완씨는 모회사 업무과장으로 근무하다가 회사가 망하게 되자 65년 10월 『돈을 벌어 가지고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나간 뒤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을뿐더러 어머니 박정옥(33)씨 마저 지난 2일 『아버지를 찾아오겠다』고 3형제를 이모 박애원(55)씨 집에 맡겨놓은 채 집을 나갔다 한다.
한편 이와같은 사실이 동양「라디오」 낮 12시 「뉴스」로 방송, 노량진 친구 집에서 장남 운천군의 「어머니 돌아오셔요」라는 목소리를 들은 이 여인은 즉시 동양방송으로 달려와 기쁨과 눈물이 뒤범벅이 된 채 아이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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