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가족 간 30분 식탁대화가 자녀 성공 밑거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일러스트= 김지영

다양한 유아교육 연구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인간의 의식과 기본 인성의 발달 및 두뇌발달은 태어나서 3세 이전에 80% 이상 갖춰진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신생아들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부모를 만나고 3세 이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부모와 함께 보낸다. ‘효자는 부모가 만든다’, ‘그 아비에 그 아들’ 등 여러 전해 내려오는 속담에서도 살펴 볼 수 있듯 부모는 자식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몸짓하나 말투 하나까지도 자녀들은 닮고 또 닮아지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교육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장보미 나사렛새꿈학교 교사

유교사상이 크게 자리 잡고 있던 조선시대만 해도 자식이 잘못을 하면 부모의 탓이 크다는 부모로서의 책임의식이 매우 컸다. 하지만 경제의 발달과 양성평등 의식이 강해지면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아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부모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을 사회에 돌리고 본인들의 경제력으로 이를 대신하는 무책임한 모습들을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지원과 경제력이 부모의 고유한 역할을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모는 최고의 스승’이라는 옛말이 있다. 부모의 가르침을 통해 자녀들은 인생의 전반에 관한 배움을 얻는다. 그 배움을 기초 삼아 세상에 적응하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하루 중 가족 간의 대화시간은 얼마나 될까? 어쩌다 모였지만 거실 소파에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TV에만 집착하고 있는 우리 부모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만약 부모와 하루 중 30분만이라도 같은 식탁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이를 통해 자녀들은 무한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신사임당이나 정약용과 같이 타인의 모범이 될 정도의 부모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옆집 자녀와 비교를 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실수한 것에 화를 낸다면 아이들도 커서 부모와 똑같이 자신의 자녀들을 대할 것이다. 얼마 전 ebs 지식채널e에서 보았던 프로그램이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 부모가 너무 싫어 ‘절대 부모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자녀에게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그대로 물려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투입하기 이전에 진정한 부모의 모습이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건축물을 세울 때로 기초공사를 시작하고 기초가 탄탄히 자리 잡아야 외관으로 보이는 건축물이 세워진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로 부모로서 관심과 사랑을 채워주고 가정에서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었을 때 비로소 바라는 꿈이 바르게 자리 잡고 그 꿈이 키워져 성공이라는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 좋은 학용품, 비싼 신발과 옷가지들이 아닌 식탁에 함께 둘러 앉아 나누는 대화, 자녀에 대한 관심 그리고 부모로서의 진중한 조언과 진심 어린 사랑의 표현이 당신의 자녀의 성공적인 미래에 큰 밑거름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보미 나사렛새꿈학교 교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