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사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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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에는 목숨까지 빼앗는 치명적인 질병들이 영원히 인류를 괴롭힐 것 같았다. 암, 심장질환, 신장질환, 간경화, 폐렴, 콜레라, 디프테리아, 결핵 등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감기마저도 위험한 질병이었다. 환자들 가운데에는 장애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수명을 근근히 연명해 나가는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일부는 완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생사여부는 확률이 낮은 도박과 같은 것이었다.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맞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오늘날 의학분야는 괄목할만한 변모를 거두었다. 예전에 비해 효능이 향상된 치료제며, 한층 개선된 수술장비, 그리고 진단검사 역시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오늘날 1900여가지나 되는 치명적인 질병 대부분이 당연히 치료 또는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종종 목숨까지 포기해야 했던 위험한 질병도 입원할 필요마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질병치료는 현대의학이 이룩한 성과중 일부일뿐이며, 또 가장 중요한 성과가 아닐 수도 있다. 질병을 극복하는 것은 굉장한 일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의학자들이 극적인 치료제나 획기적인 수술방법으로 주목받는 동안 어떤 의학자들은 조용히 사전에 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바로 예방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한 뒤로 인체 각 부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도 면역체계, 신경체계, 내분비 체계 등 각 신체체계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내기 시작했다. 또한 운동과 적절한 영양섭취가 심장병이나 노화에 이른 모든 질병을 어떻게 예방하는지에 대한 비밀도 밝혀냈다.

현재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심지어 암까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탄저균 테러를 통해서도 의학계는 적절한 항생제 사용이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마찬가지로 약물 남용이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생물학테러에 대한 응급대책이 필요해지면서 미 정부당국은 한때 막강했던 공중위생 네트워크 (자연상태의 세균이든 무기화된 세균이든 간에 그것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조기경보체제)를 다시 활성화시키려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과거 100년 동안 개발된 치료제와 맞먹을 정도로 중요한 약품 재제조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음식이나, 문제아를 예방하는 육아법, 항생제 복용의 위험성, 질병감염을 막아주는 백신의 기능도 포함돼 있다.

20세기가 획기적인 치료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이러한 치료마저 필요치 않은 시대가 될 지도 모른다.

Michael D. Lemonick (Time) / 안선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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