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노력 중지하면 모든 문제협상"|누그러지는 월맹|「팜·반·동」발언과 숨통트는 월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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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남 전쟁의 해결을 바라는 세계의 눈초리 앞에 희미하나마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섬광이 나타났다. 그것은 『미국이 전쟁노력을 중지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를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팜·반·동」 월맹수상의 발언과 『미국이 무조건 북폭을 중시하면 어떤 외교교섭이라도 검토해보겠다』는「마이·반·보」 「파리」주재 월맹 대사의 발언이다.
이 두 발언은 4일과 5일에 잇달아 나왔는데 다같이 「협상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비쳤기 때문에 온 세계가 「혹시나」하고 월남전 해결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사실 몇 달 전부터 월맹이 미국과의 평화협상에 대한 조건을 완화하기 시작한 듯한 징후가 보이는 듯했다.
그것이 좀 더 명백해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6월 「하노이」당국이 AFP의 「장·라파엘리」 기자의 입국을 허가함으로써 서방과의 숨구멍을 터놓은 것. 물론 「라파엘리」기자의「하노이」주재를 허가한 것은 그를 통해 미국기의 「북폭 참상」을 서방 세계에 퍼뜨리자는 선전적 목적이 제1의적 인 것이겠지만, 적어도「적 측에 대한관심」을 좀더 깊게 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월맹 측의 태도완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뉴오크·타임즈」의 「솔즈베리」부국장이 들어가 문제의 「팜·반·동」 발언을 끌어내었다.
그러나「팜· 반·동」의 말에서나 「마이·반·보」의 말에서 그들은 ①미군철수 ②「베트콩」인정 ③「제네바」협정준수 ④외세의 간섭 없는 월남 통일 등의 이른바 월남문제 해결을 위한 월맹 측 4개 조건에 대한 그들의 주장을 굽힌 것 같지는 않다. 「마이·반·보」는 위의 4개 조건을 승인하라고 명언 했고「팜·반·동」은 그 4개 조건을 「협상의 토대」라고 말했다. 그런데 월맹이「전쟁 노력중지」또는 「북폭중지」를 내걸고 협상의 가능성을 비치자 백악관은 월맹이 이 보도를 정식으로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신중한 태도로 환영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국무성 대변인은 월맹이 축전을 하겠다는 보장을 하면 미국은 북폭을 중지하도록 명령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여 「팜·반·동」이 내어놓은 「전쟁 노력 중지」 또는 「북폭 중지」라는 전제와 국무성이 내어놓은 「축전」이라는 전제는 또 한번 모순·대립되고 있다.
그러나 「하노이」 측의 다음 발언과 그에 따라 취해질 미국의 조치를 기다려 볼 만하다. <임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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