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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일 특검팀 이형택씨 소환·조사

중앙일보

입력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보물발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29일 소환, 조사중이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특검은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가 2000년 11월 보물발굴 사업자들로부터 지분 15%를 받는 대가로 청와대와 국정원 등에 사업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이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알선수재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형택씨는 2000년 8월 강원도 철원군 토지 2만7천평을 G&G그룹회장 이용호씨에게 시가의 2배 이상의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특검팀은 이부분에 대해서도 대가성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형택씨를 상대로 이용호씨에게 자신의 지분을 넘겨주고 금품을 받았는지와 이용호씨가 보물 발굴 사업을 재료로 삼애인더스의 주가를 띄워 2백56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특검팀은 조모. 최모씨 등 보물발굴 사업자들이 보물탐사를 위한 프로젝트계획서를 작성해 이형택씨를 통해 모 기관에 전달했는지, 이씨가 이 계획서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윗선 등 또 다른 고위 인사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형택씨가 2000년 6월 보물발굴 물막이공사에 참여한 S건설의 회사채 220억원을 한빛은행에 보증을 서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2000년 10월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 (CB) 발행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이를 전량 인수한 것에 대해 이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특검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이용호씨와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있는 이씨의 장인 최모씨가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가족 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재작년 이씨 진정사건 내사 당시 검찰 수사지휘 라인중 임양운 전광주고검차장 (당시 서울지검 3차장) 을 30일 오전 소환, 조사키로 했으며 주말께 임휘윤 전부산고검장 (당시 서울지검장) 을 소환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지난 22일 이씨의 서울 구기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회계장부와 예금통장, 컴퓨터 디스켓 등을 압수, 이용호씨와 금전거래가 있었는지를 정밀 분석했으나 특별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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