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투수 정민철, 국내 최고연봉 4억원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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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팀훈련에 열중할 수 있게 됐다.최고대우를 받는 만큼 개인적 명예회복과 팀 우승에 기여하겠다.”

하와이의 바람은 따뜻했다.일본 진출 전까지 사용했던 행운의 등번호 55번이 선명히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정민철(30·한화)은 21일(한국시간)이국 땅에서 기쁜 소식을 들었다.

올해 연봉이 4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새로 책정된 연봉은 일본에 진출하기 직전인 1999년 연봉(1억5백만원)에 비해 2백80% 이상 인상된 금액이다.

정민철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연봉 4억원 시대를 열면서 국내 최고연봉 선수로 올라섰다.지금까지 국내 프로선수 최고연봉은 지난해 이종범(기아)이 받았던 3억5천만원이었으며,역대 투수 중에서는 2년전 정민태(당시 현대)가 받았던 3억1천만원이 최고였다.

이번 계약은 정선수가 구단에 연봉 협상을 위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정선수는 지난해 10월 입국한 뒤 연봉과 해외진출 보장 등 조건을 놓고 구단과 줄다리기를 벌였다.그러다 정선수가 하와이 전지훈련 출국 하루 전인 지난 19일 백지 위임장을 구단에 들이밀며 압박했다.

한화의 황경연 단장은 “정선수가 한국에서 뛰던 지난 8년간 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점을 평가하고,올해 우승을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는 뜻에서 전격적으로 합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삼성)-이종범과 국내 최고대우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정선수가 먼저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나머지 경쟁자들은 이를 연봉 인상의 가이드 라인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과 이종범이 4억+알파를 주장하고,삼성과 기아 구단의 자존심 대결은 계속될 확실해 연초 연봉 신기록 갱신 행진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종문 기자<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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